사람이 힘들어.

by 따뜻한 말 한마디

공황장애와 우울증의 그늘에서 벗어난 지금,
그런 나에게도 여전히 힘든 건 남아 있다.


바로 사람.


일상은 큰 문제가 없다.
회사에 새벽같이 출근해 사무실 불을 켜고,
혼자만의 공간에서 하루의 업무를 정리하며
조용히 마음을 다잡는다.


주말이면 헬스장에 가서 근심과 걱정을 땀으로 밀어낸다.
자극이 전해지는 근육에 집중하면서,
나는 내 몸이 살아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그 보상처럼 점심을 맛있게 먹는다.


문제는 퇴근 이후다.

아무리 좋은 사람을 만나도,
누구와 대화를 나눠도,
감정을 조금만 써도 나는 어김없이 정신적으로 탈진한다.


그렇게 탈진한 날은
모든 자극이 예민하게 다가온다.
마치 장님이 된 데어데블처럼,
눈이 아니라 신경 전체로 세상을 느끼는 것 같다.


나는 혼자가 편하다.
하지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만의 삶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병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증상을 내가 다스려야 할 몫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과 긴 대화를 나누는 일은
내게 기를 빼앗기는 일이 된다.


‘언제쯤 괜찮아질까.’
‘만약 평생 안 괜찮아진다면 어떡하지.’
그런 불안이 나를 서서히 덮친다.

결국엔 내가 극복해야 할 문제라는 걸 안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은 쉽게 따라와 주지 않는다.

그래도 언젠가는
사람들 속에서 편히 웃으며 살아가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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