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의 한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겉으로는 번쩍거리지만
그 속에서 일하고 있는 나는 점점 나를 잃어간다.
나는 사람을 쪼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
쪼임을 당하는 것도, 쪼는 것도.
당하는 사람은 피가 마른다. 나 자신도 그것을 경험했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말이 안 되는 요청을 하며 협력업체를 쪼았다.
내가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말.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한숨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또 한 번, 나 자신이 사라지는 기분을 느꼈다.
조직이 클수록
표적이 생긴다.
그 표적은 피가 마를 때까지 쪼이고,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물론 내가 정당하게 요청을 하는 상황에서
상대방이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한다면,
나도 맞서야 한다. 만만한 사람이 되면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서로가 ‘이건 말도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밀어붙여야 하는 상황.
그 순간, 나는 숨이 막혀온다.
치열했던 평일이 지나고 주말이 왔다.
이 시간만큼은
조금이라도, 나 자신을 회복하고 싶다.
‘나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오늘도 버틴 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