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지 않는, 순수의 감각

by 따뜻한 말 한마디

퇴근 후, 나를 반겨주는 나의 딸 ‘연탄이’를 보면
문득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이것저것 재지 않고, 반 친구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던 그때의 나.


언제부터였을까.
나는 진심에서 우러나는 웃음을 잃은 것 같다.
안면 근육을 의식하지 않고 터져 나오던, 나도 모르게 피식 웃게 되던 그 웃음 말이다.


요즘은 인간관계도, 감정도 계산이 먼저 앞선다.
특히 회사에서는 그 계산의 속도와 복잡함이 워낙 커서
하루를 버티고 나면 결국 혼자 있는 시간이 간절해진다.
그러다 보니 조금씩, 나의 세상에 갇혀가고 있다.


그럴수록 그립다.
그저 옆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걸 나누던 친구들이.

내 마음을 읽지 않아도 통했던 그 시절의 관계들이.

나이가 들면서 약아진 내 모습을 볼 때면 그리움은 더 커진다.

그 친구들은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혹시 내가 떠나온 고향에서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까.
아니면 나처럼 어딘가에서 조용히, 오늘 하루를 버티고 있을까.


가끔 이런 밤이면 괜히 센치해진다.
그리고 옛날을 더 자주 떠올리게 된다.
불혹을 앞둔 지금, 그 감각은 오히려 절정에 이른 것 같다.


그립다.
계산 없이 웃던 시절의 나.
머뭇거림 없이 다가가던 마음.

왜 이렇게 멀리 떠나와 버린 걸까.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멀어지게 만든 걸까.

나만 떠난 것도 아닌데, 우리 모두 멀어졌다.


내일은 조금 더 순수한 마음으로
조금 덜 계산된 표정으로
세상을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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