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마추어 야구의 정점, 고시엔이 다음 주 개막을 앞두고 있다.
8월 5일부터, 전국 예선을 통과한 고등학교 선수들이 펼치는 청춘의 눈물과 웃음이 다시 한번 이 여름을 달굴 예정이다.
나는 한국인이지만,
고시엔의 까까머리 선수들이 뿜어내는 열정과 순수함을 보면 언제나 가슴이 아릿하다.
초등학교 시절, NHK를 통해 처음 본 고시엔 결승전은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고작 나보다 다섯 살쯤 많은 고교생들이 보여주는 전력투구는 너무나도 멋졌고,
잠시나마 ‘나도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다.
물론 고시엔을 통해 프로 구단에 지명되는 선수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대회를 끝으로 야구를 접고 일반 대학에 진학한다.
그렇기에, 이 대회엔 단순한 승패를 넘어선 수많은 사연과 청춘의 뒷모습이 녹아 있다.
어른이 되어 다시 마주한 고시엔은 어릴 적과는 또 다른 감정을 건드린다.
고시엔에 서기 위해 얼마나 많은 훈련과 인내를 견뎠을까.
아직 솜털이 남은 얼굴로 자신이 이 무대에 섰다는 사실만으로도 벅차하는 그들의 모습은
귀여우면서도 경이롭기까지 하다.
패배 후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미리 준비해 온 주머니에 고시엔의 검은흙을 담는 모습은 그 자체로 울림이 된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을 바라보며 함께 눈물을 흘리는 응원단, 팀의 홍일점인 매니저까지.
이보다 더 완벽한 청춘의 클리셰가 있을까.
비록 이번 여름은 너무 더워 일본을 직접 찾진 않겠지만,
인터넷을 통해서라도 그 뜨거운 열기를 다시 느껴보고 싶다.
그들의 청춘.
그리고 언젠가 나도 가졌던 그런 마음.
비록 오늘도 청춘에서 한 걸음 멀어지지만, 그 감정만큼은 여전히 내 안에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