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흔적을 남기지 말아요
미친 듯이 더운 여름이다.
밖에 나가는 것조차 두려울 만큼.
한낮의 풍경을 보면,
가스레인지 위 푸른 불꽃이 떠오른다.
불꽃 중에서도 가장 온도가 높다는 그 푸른색처럼,
햇빛은 거리 전체를 태우고 있다.
여름이 되면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건 냄새다.
나는 후각이 민감하다.
내가 원한 건 아니지만, 냄새에 쉽게 피로해진다.
땀 흘리는 건 죄가 아니다.
나도 흘리니까.
하지만 조금만 신경 쓰면,
본인도, 주변 사람도 훨씬 덜 힘들 수 있지 않을까?
샤워를 20분만 하더라도
구석구석 잘 닦는다면 냄새는 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너무 깔끔을 떠는 걸까?
그래도 내 앞에 아무도 없는데
어떤 사람의 냄새가 남아 있다는 건
조금 찝찝하지 않나.
아무도 없는 자리에서
어떤 사람의 ‘존재감’을
후각으로 느끼게 하는 건... 조금 과하다.
우리, 조금만 신경 써서 씻어봐요.
물로 헹구고, 바디클렌저를 듬뿍 바르고,
꼼꼼히 다시 헹궈요.
이 더운 여름,
사람들을 미소 짓게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씻는 것만으로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