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휴가를 맞아, 평일에는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나씩 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평일 오전 헬스장에서 여유롭게 운동하는 것.
기분 좋게 유산소 운동을 40분 했다.
그동안 몸속에 쌓였던 독소를 쏟아내듯,
머릿속에 가득 차 있던 부정적인 감정들도 조금은 빠져나가는 듯했다.
운동복은 땀으로 완전히 젖었고,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운동, 특히 유산소의 좋은 점은
머릿속 생각을 잠시나마 멈출 수 있다는 것이다.
숨이 턱턱 막히는 그 순간엔,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내가 당장 숨이 넘어갈 것 같으니 말이다.
감정을 비워내고 샤워까지 마치니, 뭔가 뿌듯했다.
그런데 꼭 이런 순간에 일이 터진다.
등에 담이 걸려 숨쉬기조차 힘들어진 것이다.
운전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나는 내가 어떻게 운전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숨을 쉬는 것조차 고통스러웠다.
이럴 땐, 한의원이 제일이다.
운동을 즐기는 원장님과는 은근히 통하는 게 있어,
진료도 편하게 받는 편이다.
그런데 오늘은 다르다.
진료 도중 원장님의 한 마디가 가슴을 콕 찔렀다.
“몸이 이렇게 될 때까지 왜 안 왔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내 몸을 얼마나 방치했는지 새삼 느껴졌다.
이렇게까지 잔소리를 들은 적은 없는데.
스무 개가 넘는 침이 온몸에 꽂히는 동안,
나는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 곡소리를 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뭔가 알 수 없는 서글픔이 스며들었다.
이럴 때 꼭 외롭다.
나는 혼자가 편하다고 믿고 살아왔다.
누군가를 곁에 두는 게 오히려 숨 막힌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막상 아프니,
누군가의 걱정이 그리워진다.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지만,
그 걱정과는 또 결이 다른…
연인으로부터의 걱정. 그런 종류의 다정함이 생각났다.
내 곁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이 외로움도 조금은 덜했을까.
하지만 동시에 안다.
지금의 나는,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것이
어쩌면 족쇄처럼 느껴지는 상태라는 걸.
그래서 오늘 느낀 외로움은
일시적이고 충동적인 감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감정 하나로 새로운 관계를 만들기엔
내 안의 벽이 아직은 너무 높다.
몸이 나아지면, 이 감정도 잦아들겠지.
그렇게 스스로를 달래며,
오늘 하루의 끝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