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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Oct 17. 2022

아침형 인간 되기 2.

쉬는 날도 일찍 일어나기 시작한 지 한 열흘쯤 된 것 같다. 우리 집 개 해리는 옆집에서 나는 새소리가 들리면 일어나 왔다 갔다 저벅저벅 발자국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그때가 보통 6시 반쯤이다. 처음에는 해리가 집안에서 실수를 한 적이 몇 번 있어서, 해리 발자국 소리가 들리면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게 된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평소 같으면 9시나 10시까지 늘어져 잤을 텐데, 7시 전에 기상을 했다. 


전에 아파트에 살 때는 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막상 일어나면 크게 할 일이 떠오르지 않고, 좁은 아파트 안에서 왔다 갔다 하기도 부질없어 그냥 자곤 했다. 그런데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하고 나니, 정말 할 일이 태산이다. 요즘은 나름 '나의 부자 되기 계획'을 위해 하고자 하는 목표들이 있는데, 일어나 개 밥 주고, 똥오줌 치우고, 애 밥 먹이고 설거지 빨래를 하고, 개와 아이와 함께하는 산책까지 하고 나면 벌써 서너 시간이 지난다. 집 청소도 전에는 십오 분이면 끝나던 것이 이제는 쉴 새 없이 움직여도 삼십 분은 걸린다. 가장 큰 문제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시간은 더 버는데 하루 종일 졸리다는 것이다. 언제든 다시 누우면 잘 것 같은 상태가 하루 종일 유지된다. 이제 열흘이니 한 달 정도 버티다 보면 좀 낮에도 쌩쌩한 상태가 되기를 바라는 중이다. 


어제는 Sunny California에서 드문 비가 하루 종일 내렸다. 집에서 여유 있게 있었다면, 나름 운치 있었을 텐데, 하루 종일 일하고, 저녁에 홈커밍 댄스파티에 가기 위해 미용실에서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은 딸내미를 픽업해 집에 데려와 급히 준비해 보내느라 간만의 비를 즐길 여유가 없었다. 그래도 이제 우리 집이라는 타이틀이 있고, 뒷마당에서 이런저런 일을 할 수 있는 이 상황이 이상하기도 신기하기도 하다. 


삶의 조언을 구하고자 간간히 들었던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에서, 스님이 항상 고민이 있는 질문자를 이끌어주시는 방식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변의 "누군가"때문에 힘들어한다. '우리 남편이 술을 먹지 않고 일찍 들어왔으면',  '우리 애가 말을 잘 들었으면', '직장상사가 너무 힘들게 하지 않았으면', '고객이 폭언을 하지 않았으면' 등등의 고민들을 한다. 법륜스님은 그 고민의 주체는 '나'이고, 내가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서 나의 고민이 사라질 수 있다 하신다. 처음에 그 얘기를 들었을 때, 한편으로 맞는 말씀이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결국 상황은 달라지는 게 없지 않은가 의구심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은 여전히 똑같은데, 나만 참고 나만 이해하면 되는 건가 싶었다. 물론 내가 상대방을 이해하면 최소한 나는 덜 힘들 테니깐 아닌 것보다는 낫겠구나 했지만 말이다. 


법륜스님을 시작으로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나 나폴레옹 힐의 "Think and grow rich"에서 "시크릿"까지 결국 본질적인 것은 하나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우리의 마음과 생각이 결국 나를 만들고, 나의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 


얼마 전에 병원에서 같이 일하는 이십 대 테크니션에게 나폴레옹 힐의 책을 한번 읽어보라 권한 적이 있다. 그 친구는 어린데도 정말 열심히 일하고, 여자 친구랑 결혼해 같이 살 자금을 위해 애쓰는 친구였기에 뭔가 도움을 주고 싶다는, 지금 생각하면 건방진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런데, 그 책에 대한 얘기를 하는 데 그 친구의 '이게 웬 사이비스런 얘기인가'하는 듯한 태도를 보았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자기 계발에 대한 방송을 하는 한 사람이 같은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본인이 주변사람들에 되고자 하는일에 목표를 세우고 매일 시각화하는 걸로 부자가 될수 있다는 얘기를 하면서 많이 배척을 당했다고 말이다.  사실 많을 사람들이 '시크릿'이라는 책에 대해서도 그런 의구심을 갖고 있기도 한 것 같다. 사실 나도 그 책을 꽤 오래전에 읽으면서 반신반의했던 기억이 난다. '긍정적인 생각만으로 우주에서 에너지를 받는다'는 아이디어가 처음부터 바로 와닿은 사람은 드믈거라 생각하다. 하지만, 최소한 내가 나를 불쾌하게 하는 일들이나 사람에 최소한의 에너지를 쏟고, 기분 좋은 일에 최대의 에너지를 쓴다면, 삶이 조금은 더 행복해지는 건 당연할 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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