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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May 24. 2022

나의 멘토찾기

나의 책에 대해 여정은 어린시절부터 시작되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 책 읽기.

물론 텔레비젼을 보는 것도 좋아했지만, 나의 어린시절에는 KBS1과 2, MBC, 이렇게 세 방송사만 존재하던 시기였기에, 늘 만족할만큼 볼수는 없었다. 이렇게 얘기하니 정말 오래산 듯한 느낌이 든다. 부모님이 특별히 책을 사주신적도 없고, 그냥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보거나, 친구에게 빌려보거나 했는데, 어느날 읽을 책을 손에 들고 가면 가슴에 벌렁벌렁 뛰곤 했었다. 그런데 이젠 책 읽는 건 정말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는데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책만 사놓고 쌓아놓기 일쑤다. 


한국에서 일할 때는, 특별히 돈을 더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자영업자의 특성상-개인동물병원도 자영업자이기에- 일주일에 6일씩 병원에 나와있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환자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대부분의 시간은 잡일을 하거나 미드를 보는 것이 일과인 적도 있었다. 적어도 미국 수의사를 준비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나이를 먹어서 영어시험을 위해 강남의 어학원을 몇 달씩 다니기도 하고, 미국 수의사 보드를 위해 도서관에 하루종이 틀어박혀 공부하기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삼 년 넘게 준비해서 가족들과 미국을 오고, 사십이 넘은 나이에 수의학 대학에서 6개월간 임상수업을 듣고, 그렇게 영주권을 취득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동물병원은 거의 예약이라는 게 없다. 그런데 미국은 모든 게 예약 제고, 그 예약도 보통 병원은 2주에서 한달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그래서 병원에서 일할때 한국과 미국의 가장 큰 다른 점이라면, 한국의 여유있지만 지루하게 주 6일을 일해야 하니-개별 차이가 있으니 나의 경우로 한정 지으면- 따로 취미생활이나 여행 등의 호사는 누리기가 어렵고, 미국은 일하는 날은 20-30마리의 빽빽이 예약된 환자들을 봐야 돼서 일하는 날은 매우 지치지만, 보통 주 4일 일을 하기에 나름의 여유시간이 많다는 것일 것이다. 


암튼 이런 이유로 나는 다시 독서의 길로 뛰어들게 되었다. 나는 매일 걷고 자기 전에 간단한 운동을 하는 것 외에 특별히 다른 취미도 없고, 여행을 다니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따로 사람을 만나는 일도 미국에서는 더더구나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이것저것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걸을 때 음악을 들을 때도 있고, 여러 가지 책 소개를 해주는 유튜브를 듣기도 하는데, 거기서 들은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멘토를 찾고 싶다면, 수많은 좋은 책들에서 수많은 위대한 멘토를 만날 수 있다는 말. 워런 버핏이 한 말 중에"네가 닮고 싶은 사람을 말한다면, 나는 네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말해줄 수 있다"라는 게 있다. 그때부터였다. 나는 책 속에서 나의 멘토를 찾기 시작했다. "인간 관계론"을 쓴 데일 카네기도 나의 멘토가 되었고, "Rule #1"을 쓴 필 타운도 나의 멘토가 되었다.  아쉽게도 워런 버핏은 단 한 권의 책도 쓰지 않아서 그의 글은 읽을 수가 없지만, 대신 그의 버크셔 해서웨이 회사에서 매년 주주들에게 쓰는 "주주서한"으로 그의 사업철학이나 인생철학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는 있다. 


내가 이런 멘토들을 만난다고 그들처럼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가는 방향을 정하는 데는 도움이 되었다. 전에는 내가 무슨 일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으면, 그냥 인터넷 검색을 해서 사람들의 경험담을 찾아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에 대한 책을 몇 권 사서 읽어보기 시작한다. 물론 인터넷이 아직도 유용한 정보수집 방법으로 사용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책을 읽다 보면 A to Z의 전반적인 개념이 생기고, 그런 방식을 터득한 것에 무한한 감사의 마음이 든다. 매일 책을 읽는 것이 쉬운 일은 절대 아니다. 일하다 보면 피곤하고, 그냥 놀고 싶고, 텔레비전을 보며 아무 생각 없이 있기도 한다. 그러다 며칠씩 쉬게 되면 다시 책을 잡는다. 한동안 데일 카네기의 책과 브렌 브레너의 마음 가면과 같은 책을 읽으면서 아이러니하게도 동일한 개념을 발견하기도 했다. 모든 것은 내 마음이 어떻게 펼쳐지냐에 따라 나의 삶이 달라진다는 것. 


그렇게 다시 나는 다시 독서의 길로 뛰어들고 있다. 처음에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서, 그다음엔 늦은 나이에 온 미국에서 노년을 준비해야 하는 막막함에 대한 대비책으로 시작한 독서가 이제는 내 삶의 길잡이가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조금도 모르던 분야를 책을 읽으면서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어지기도 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많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자기 분야 외에 문외한인 경우가 많다. 나도 사람 경제, 문화, 정치에 대해서는 일자무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제 경제에 대해서는 아주 조금 맛을 본 것도 같고, 아이를 위해 사준 인문학 책을 조금씩 읽어보면서 조금은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뜬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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