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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Dec 04. 2023

그냥 사는 건 재미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과 돈에 쫓기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중에 몇몇은 그 고리를 끊기 위해 노력하고 탈출구를 찾는다. 그럼 궁금해진다. 과연 굴레를 탈출한 사람들은 얼마나 특별해서 그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을까?

우리는 성공한 많은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다. 물론 원래부터 집이 잘살아 남들보다 더 쉽게 부나 명예에 대한 접근력을 갖고 있었던 사람들도 있지만,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나름의 노력으로 성공한 사람들도 많다. 세계적인 동기부여 전문가인 토니 로빈스는 고등학교 때 가난한 집의 환경 때문에 사람들이 기부한 옷들을 입으며 학교를 다니고, 청소부일 등을 하며 생활비를 벌었다고 한다. 그는 십 대 시절 먹을 것이 없었던 한 추수감사절에 먹을 것을 들고 집에 찾아온 봉사자들 덕에 충만한 하루를 보내고, 그 이후 부업을 하며 얻은 수입의 일부를 추수감사절날 어려운 집들을 찾아 음식을 전달해 주며 삶의 의미를 찾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feeding Ameria'라는 자선단체를 후원하며 자신이 출판한 책의 모든 수익료를 그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책 '역행자'로 유명한 자청은 어린 시절부터 가난한 환경과 못생긴 외모로 컴퓨터 게임만 하는 오타쿠 생활을 하다, 이십 대 초반에 영화관에 취직해 주변 아르바이트생들로부터 배척을 당하면서 도서관에서 찾은 인간관계론 책을 읽으며 자신이 사람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계기를 찾았고, 그때부터 삶에도 게임처럼 공략집이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문제를 책을 읽으며 해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 얘기들은 들으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 나름 특별한 것이 있어서 어떤 계기로 그걸 찾았고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은 그러한 비범함이 없기 때문에 남보다 특별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결론짓는다. 물론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게 맞을 거라고 나도 생각한다. 왜냐면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당연히 남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이십 대 커플이 있다. 미국에서는 특히 내가 사는 캘리포니아는 다른 주보다 주거비가 비싸다. 월세로 보통 한 달에 이백만 원 내외로 나가는데, 대부분의 보통 직장인들의 평균 수입이 한 달에 삼백만에서 사백만 원 사이로 받으면 저축을 생각하기는 매우 힘든 상황이다. 그 이십 대 커플은 이년 후에 결혼을 하고 싶어 하고, 이천만 원가량의 결혼식 비용을 위해 매달 백만 원씩 저축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어떤 커플이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사는 것이 흔하지 않지만, 미국은 일단 사귀기 시작하면 같이 살기 시작하고 그 후에 결혼을 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 커플도 그러한 상황이고, 현재 여유분의 돈을 이 년 후 단 하루의 결혼식을 위해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그 커플이 그 이천만 원의 돈을 개인연금 계좌에 넣어 인덱스 펀드를 사놓고 그냥 묵혀두기만 해도 과거 비율대로 일 년에 8프로의 수익이 난다면, 그들이 은퇴를 하는 삼십 년 후에는 억대의 은퇴자금이 그들 계좌에 남아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사는데 각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여행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옷을 사거나 명품가방을 사는 게 삶의 의미가 되기도 할 것이다. 그렇지만 저축 계좌나 연금이 더 많은 돈이 쌓이는 것을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삶의 만족만을 따르다 결핍이 있는 미래를 만날 수 밖에는 없는 것이다. 




미국에 오기 전에는 재테크니 은퇴계좌 등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첫 번째로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 급급했었고, 나이가 더 젊었으니 은퇴에 대한 것은 나에게 머나먼 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행히도 타국에서도 내가 하는 일은 변함이 없고, 나름의 오랜 경력으로 나의 부족한 영어가 채워졌기에 나는 남들만큼의 소득을 올릴 수 있었는데도 미래에 대한 걱정을 지울 수 있을 만큼의 부는 쌓기는 부족하다 생각이 되었다. 

부를 이루 사람들이 얘기하는 기본적인 단계가 있다.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최대한의 돈을 벌고 절약해서 저축을 하고, 어느 이상의 종잣돈이 생기면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일도 할 수 있고, 남들 이상의 절약과 저축을 할 수도 있겠는데, 투자는 아직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하는 직장 내 연금계좌는 저축의 개념과 고용인이 넣어주는 추가금을 받는 혜택을 제외한다면 부를 일구는 것과는 거의 상관이 없다. 미국의 직장인들에게 주어지는 401k라는 연금제도는 실제 노동자의 이익을 위하기 보다는 미국의 소위 큰 투자회사들과 펀드매니저들의 배를 채워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다.

  왜냐하면 이것이 실제로 이 돈을 넣는 직장인들에게 얼마의 혜택인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만큼 연금계좌를 굴리는 회사의 수수료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다. 회사의 기본 수수료는 일 년에 최소 1.2프로에서 3프로까지도 들어가는데, 이걸 확실히 알기는 내노라는 경제 전문가들도 알기 어려운 불투명한 수수료 구조를 갖고 있다. 실제 평균의 투자 수익률이 일 년에 8프로 정도라고 하면, 기본 2프로 이상 수수료로 빠져나가고, 그나마도 수익이 나는 것이 매년 있는 것도 아니니, 수익률이 낮은 년도에는 투자자에게는 마이너스가 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이 수수료가 삼십 년 이상 지나면 수익률의 1/3 이상을 차지한다고도 말한다. 유일한 장점은 돈이 있으면 쓰는 미국인들이 돈을 쓰지 못하게 묶어두는 역할과 고용주가 매칭해 주는 보너스가 유일하다 할 수 있다. 


투자를 하는 데 있어 세금과 수수료를 확인하지 않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두 번째의 투자 상품은 개인 연금제도를 들 수 있다. 미국의 개인연금 제도의 하나인 Roth IRA는 투자수익에 대한 세금이 없다. 이는 이십 대 투자자들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최저 수수료를 자랑하는 미국 기본 인덱스 펀드에 매년의 최대 불입금을 넣는다면 삼십 년 후 은퇴시기에는 아마도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의 연금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오십을 바라보는 나에게는 어떠한 투자가 있을까? 소액으로 시작하기 쉬운 주식, 채권, 펀드 중에서 사실 주식이 가장 수익률이 좋다. 잘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주식을 알아보려고 기업 재무제표도 보려고 했고, 나름의 계산법을 응용해 저가의 주식을 사는 방법도 시도해 보았다. 사람들은 주식가격은 정찰제라고 생각하며 기업의 가치를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효율적인 시장원리로 대변되는 말이지만, 문제는 시장은 늘 효율적이지도 않으며 조울증에 시달려, 기업의 가치가 꼭 주식가치와 일치하게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식으로 돈을 벌고자 한다면 시장이 잠시 우울증에 시달려 좋은 기업의 주식가격을 말도 안 되게 낮게 평가할 때 사서, 우울증 약을 먹은 시장이 기분이 좋아져 가격을 제대로 올리면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타이밍을 잡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고 사실 어떠한 전문가도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실제 주식 가격이 떨어졌을 때, 시장의 우울증인지 기업 가치의 하락인지를 나 같은 일반 개인이 평가하는 것은 쉬운 일도 아니고, 투자를 할 때 가장 방해가 되는 불안의 감정을 조절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좋은 회사의 주식을 적당한 가격에 사서 오래 두는 것을 한 방법으로 말하지만, 미국 주식시장의 역사를 보면, 최고 기업 500개를 평가하는 S&P500의 리스트를 보면 한 기업이 이십 년 이상 꾸준히 가는 경우도 많지 않기에 어떠한 좋은 기업도 장기간 지속적인 이윤을 내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 알 수 있다. 



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원하는 물질적인 부분에 대한 갈망이 별로 없는 편이다. 남편은 언젠가 나에게 '당신의 물욕은 종교인과 비슷하다-물론 어떤 종교인들은 일반인보다도 더 물욕이 강하지만, 여기서는 반어법으로 말한 것은 아님'고 말한 적도 있을 정도로 물건에 대한 집착도 없다. 언제 간 한국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의 누런색 가방을 보고 '그 똥색 가방은 별론데'라고 말했다가, 루이뷔통을 몰라본다면 핀잔을 들은 적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내가 투자에 이토록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경제적인 자유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 세상은 돈 때문에 괴로움에 처하는 상황이 많고, 돈만 있으면 해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삶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책에서 길을 찾아보자'이다. 주변에 투자로 성공한 사람은 아무도 없기에 주변에서 멘토를 찾을 수 없고, 책으로는 성공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내가 새로운 분야를 시작할 때 좋아하는 책은 'for Dummies'라는 책이다. 온갖 부분에 대한 더미 책을 만날 수 있다. 한국말로는 아마 '문맹이나 초짜'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작년에 집을 사기 전에도 더미 책을 두권 읽으면서 미국에서 집을 사는 방식에 대해 알아보기도 했다. 

가끔은 그냥 살아도 될 텐데 나는 왜 나 자신을 이렇게 괴롭히는 걸까 혼자 고민해 본 적이 있다. 아마도 나는 힘든 언덕길을 올라가면 헐떡대면 매일 산책을 하거나, 푸시업을 하면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으로 몸을 단련하는 것처럼 무언가를 머릿속에 집어넣으면서 받는 기분 좋은 스트레스를 좋아하는 것 같다. 몸이든 머리든 내버려 두면 흐물거리니깐 자꾸 괴롭혀야 예쁜 형태를 유지하수 있으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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