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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Jul 17. 2022

어른은 무엇으로 사는가

한 달간의 긴 한국 여행이 끝나고 나에게 남은 것은 여행의 추억과,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과 내 발목에 남은 하나의 타투(?)였다. 코로나의 긴 격리생활(?)을 마치고 3년 만에 가족들과 한국을 다녀왔다. 다행히 아직은 우리를 건강히 반겨주시는 부모님들이 계시기에 아직은 한국이 우리의 뿌리 같은 느낌이 들었다. 미국에 산지 어언 5년이 되어가는데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었다. 3년전 첫 방문 때는, 영주권을 받은 승리감과 떠날 때와 별반 달라지지 않은 한국이 그냥 잠깐 외국여행을 하고 다시 찾은 내 고국 같은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약간은 낯선 느낌이 들어, 내가 떠나 있었던 시간이 짧지는 않았구나 실감했다. 


비행기를 타면서 들고 갔던 나폴레온 힐의 "Think and grow rich"는 채 1/3을 읽지 못하고,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를 사서 읽기 시작했다.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틈틈이 지하철에서 읽은 이 책은, 이미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또한 소위 전문직인 내가 외면하고 있는 돈 버는 기술에 대해 얘기해 주고 있었다. 요즘은 어린아이들까지 돈과 주식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내 친구 아들이 사업을 해서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로버트 기요사키는 말한다. 그의 학식이 높은 고위 공무원이었던 가난한 아빠는 돈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면서 돈을 좋아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처럼 여겼다고, 그리고 나름 큰돈을 벌었지만 가난하게 돌아가셨다고 말이다. 


지금은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지만,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는 기존의 돈과 부에 대한 파격적인 제안으로, 처음 저자가 출판하고자 할 때 모든 출판사의 거부로 자비로 책을 내야 했다고 저자는 기술한다. 돈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일하고 저축해서 부를 축적해야겠다는 생각은 이제 누구도 하지 않는 것 같다. 물론 아직 소처럼 일하고 저축해서 자기가 일하는 상가를 사겠다는 포부로 열심히 사는 내 친구도 있지만 말이다. 나의 기존의 금전적인 투자에 대한 생각은 전에 얘기한 것처럼, 필 타운의 "Rule #1"을 읽고 나서, 내가 저축해서 갖고 있는 돈이 미국처럼 거의 0프로 가까운 이자율과 9프로 육박하는 인플레이션과 붙으면, 나의 돈은 매년 9프로씩 가치가 떨어진다는 내용 같은 새로운 개념으로 재정비된 바 있다. 하지만, 숙제를 게을리하는 학생처럼, 그가 말하는 해야 할 것들을 지키지 못하면서 반만 발을 담그고 요행을 바라는 나를, 기요사키의 책으로 한번 회초리를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오십이 가까워지는 이 나이에도 아직 완벽한 길을 찾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내가 하는 일도 모든 걸 안다고 할 수 없다. 난해한 케이스들이 있고, 그에 대한 배경지식은 끝이 없다. 늘 공부해야 하는 학생 같은 자세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경제적인 개념은 말할 것도 없다. 아직도 나는 거의 금융분야에 문맹이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해 방문한 강릉의 오죽헌에서 '책을 읽고 이를 실천하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율곡 이이의 글이 내 가슴에 새겨졌다. 나는 어쩌면 죽을 때까지 미완성일지 모른다. 다만 지금 책을 읽고 배워나가고 이를 실천 응용할 수 있는 신체 정신적 상황이 된다는 것에 무한히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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