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 3일에서 300일이 되기까지

시도(실패)만 수백 번

by 곽대리
attempt-3385158_1280.jpg


한 개비 남은 담배를 다 피우고 담배를 끊겠다 다짐한다. 이 다짐이 벌써 몇 번째인가 싶다.

두 시간 후 편의점으로 달려가 담배를 사고 흡연구역의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한다.

"저.. 죄송한데 불 좀 빌릴 수 있을까요..?" 두 시간 전 라이터도 같이 버렸기 때문이다.

낯선 이의 갑작스러운 부탁에도 인심 좋은 애연가분은 선뜻 라이터를 빌려주신다. (가끔 대화중인 분들에게 요청드리면 서로 빌려주려 하신다.) 이런 따뜻한 정을 느끼고자 담배를 못 끊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전자담배가 늘어가며 이런 정을 느끼기 어려워져 담배를 끊으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작심 3일 하면 떠오르는 대명사가 바로 담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일 동안 피우지 않으면 반은 끊은 거라 할 정도로 3일 참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3일은커녕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2시간, 이틀, 어떨 때는 40분 만에 생각나기도 한다. 3일 참기도 힘든 담배를 현재 300일 넘게 안 피고 있다. 300일을 안 피기 위해 20년간 금연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작심 3일을 몇백 번 했는지 모르겠다. 짧으면 30분, 길면 6개월 참기를 반복했다.


작심 3일은 사람들에게 안 좋게 인식된다. 왜 이렇게 끈기가 없냐. 3일도 못 버티냐. 3일도 못하면서 무슨 일을 하겠다고 그러냐 등등. 나 또한 담배를 끊겠다 공언한 후 3일 이내에 다시 담배를 피우며 스스로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민망했던 적이 참 많았다. '겨우 3일'이라는 인식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결과적으로 작심 3일은 나쁜 것이 아니다. 이번에 담배를 300일 참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동안 시도(실패)했던 작심 3일 수백 번의 데이터가 모여있었기 때문이다. '아 저 손님 때문에 스트레스받네, 딱 이번 한 번만 피자', '호주 담배 딱 한 번만 펴보고 계속 끊자', '니코틴이 겨우 1mm인 담배 한 개비 정도는 괜찮겠지. 술 마셔서 기억도 안 날 거야'. 그동안 실패했던 경험을 떠올려 이 시기에는 사람과 최대한 대화를 피하고, 저 시기에는 커피를 안 마시고, 이때에는 식사량을 줄여야지 하는 것들을 알 수 있었다.


수백 번의 작심 3일 시도(실패) 없이 지금 300일 금연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하면 그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 지금 이 300일이 깨져 다시 담배를 필 지언정 하나의 데이터가 생긴 것이고 금연할 수 있음에 한걸음 더 다가간 것이다. 3일이 300일까지 갔었으니 다음엔 500일, 600일도 시도할 수 있다. 다음 시도가 30분 또는 3시간 만의 실패라도 다시 300일을 시도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다 보면 작심 3일이 300일을 넘어 3년, 30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추워서 3일 하고 안 간 헬스장을 가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거창하다. 하는 것도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