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은 조금 쌀쌀해야 제 맛이다. 낙엽이 바람에 날려야 분위기가 산다
감라스탄의 골목길을 걸을 수 있음은 그것 만으로도 축복이다.
감라스탄, 거긴 사람이 사는 세상이 아니다. 비현실적인 상상과 동화가 있는 곳이다.
골목길을 걷다가 마주치는 작고 오래된 건물들의 창문 하나 하나가 그냥 동화책이다. 눈이 마주치면 그 창문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걸어 온다. 창문들은 보았다. 그 창문이 본 것들은, 말을 타고 갑옷을 입은 기사들은 물론이고, 불의에 맞서 싸우던 수도승들의 이야기와 숲 속 호수의 요정들 이야기까지 끝이 없다.
골목을 따라서 스토르토리에 광장이 있고, 스톡홀롬 대 성당이 있고, 왕궁이 있다.
여기가 스톡홀롬의 심장이다.
갑자기 골목이 끝나고 시야가 뻥 뚫린다. 마음의 준비가 되기도 전에 경치가 툭 터진다.
눈 앞에 바다가 보인다. 항구이다. 배들이 있다.
스톡홀롬 시청이 그 옆에 보인다.
10월이다. 스톡홀롬의 황금색 가을이 멀리 보인다.
북유럽의 가을은 일찍 찾아온다. 그 가을은 꽃피는 여름보다 화려하다.
스웨덴의 가을을 내려다 보고 있으면, 낯선 사람들이 옆에 와서 또 말을 건다.
넌 어디에서 왔니. 만나서 반가워
내 이름은 스톡홀롬이라고 해.
안녕 반가워., 나를 10월이라고 불러도 좋아.
그들과 함께 있다 보면 어느새 나도 가을이 된다.
2022년 가을이다. 스톡홀롬의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