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남자들에게 유목은 직업이 아니다. 본능이다
아프리카도 농업을 한다.
이른 아침이면 농부들이 뚝방길을 따라 줄지어 농토로 간다
붉은 색 땅에, 푸른색 작물 그리고 그 사이에 검은색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넘어서
신비한 느낌마저 준다.
서방 사람들은
이런 풍경을 보고 감탄한다.
아프리카에도 드디어 농업의 시대가 열릴 수 있게 되었다고 즐거워한다.
그렇지만 조금 자세히 보면 특징이 있다.
농토로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성들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내가 만난 아프리카 원주민을 대체로 비슷했다.
아프리카에서 농업은 여성들의 몫이라는 인식이 좀 있다.
밭에 가면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여성들이다.
남자들은 밭에서 일을 잘 하려 하지 않는다.
집에 양이 세 마리만 있어도
남자는 이 양을 먹이는 것을 직업으로 여긴다.
아침에 양 세 마리를 몰고 집을 나선다.
그리고 하루 종일 풀과 물을 찾아 벌판을 돌아 다닌다.
그리고
해가 질 무렵에 집에 돌아온다.
때로는 양 세 마리와 함께 벌판을 즐기다가
몇 일 만에 집에 돌아오기도 한다.
집나가면 고생이고 위험하다.
동물과 함께 하는 것. 생명을 다루는 것. 거친 자연에서 생존하고 번성하는 것.
어찌보면 그것은 아프리카 남자들에게 자존심일 지도 모르겠다.
존배의 이유이고, 버릴 수 없는 특권인 듯 하다.
여성이 땅이라면, 남자는 짐승이다.
여성인 풍요라면, 남자는 생존이다.
나는 아프리카에서 고민했다.
남자들의 유목은
과거 사냥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서 벌판을 돌아다니던 야성의 추억 때문인가.
아니면 본능인가.
나를 돌아본다.
혹은
나에게 남아 있는 남자로서의
추억과 본능은 어떤 것들인가.
그리고 그것은
계승발전 해야 하는 것인가.
하루속히 버려야 할 것들인가.
아니면 나는 본능이든 야성이든 이미 그 모든것들을
다 잊었는가.
02 Feb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