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먹어야 한다. 시안에 가면 먹어야 할 것들이다.
뱡뱡면��面
중국 시안의 기이한 것 10개 가운데 하나이다. 뱡뱡면.
나는 중국 시안에서 머문 6일간 밥을 별로 먹지 못했다. 여긴 국수 세상이다. 시안 사람들은 주로 국수를 먹는다. 그래서 시안은 국수 자체가 다양하다.
그 국수들 가운데 뱡뱡면이 으뜸이다. 어디를 가든 뱡뱡면을 먹는다.
그런데 이 뱡뱡면이 식당마다 조리법이 다르고. 생김새가 다르고. 맛이 다르다.
시안에 도착하던 날 점심을 뱡뱡면으로 먹었다. 그냥 대중식당이었다.
식당 주인은 나에게 고추를 더 넣을 것인지 물었다. 나는 조금만 넣어 달라고 부탁했다.
비쥬얼은 신기했다. 그러나 맛은 인상적이지 않았다
몇 밤을 자고 다시 시안 남문 주변의 제대로 된 지역에 품위있어 보이는 식당에서 뱡뱡면을 먹었다.
여긴 맛이 달랐다.
뭔가 입에 착 감기는 맛이 있다. 면은 남자 허리띠만큼 넓다. 맵다. 그런데 그 매움이 그냥 미각적인 매움이 아니다. 깊이가 있는 매움이다. 잠자던 영혼을 깨우는 자극이 있다. 거기에 생 마늘까지 함께 먹어야 진짜 뱡뱡면이란다. 정신없이 뱡뱡면을 한 그릇 먹고 나면, 나의 지나간 인생을 뒤돌아 보게 된다.
뱡뱡면 이름이 웃긴다. 획수가 너무 많다. 50개도 넘는다.
이런 이름이 붙은데는 여러가지 설들이 있다. 국수를 손으로 만들때 나는 소리라는 것에서부터. 어느 선비가 자기가 아는 한자를 다 합쳐서 지은 이름이라는 것에 이르기까지 몇 개의 버전이 있다.
로우지아모 肉夹馍
시안에 막 도착해서 공항 편의점에 갔다.
거기서 먹었다. 肉夹馍 로우지아모. 중국식 햄버거이다.
역사로 보자면 서양의 햄버거 보다 길다.
길거리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렇지 않다. 식당에서도 판다.
겉은 딱 중국식 호떡 같이 생겼다. 그리고 그 빵을 반으로 쪼개서 안에다가 고기를 넣었다.
내가 먹었던 로우지아모는 무맛에 가까웠다.
아무 맛도 없음이다. 기대는 여지없이 백지가 된다. 맛도 백지이다.
고기도 무슨 고기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지 않았고,
빵도 역시 그랬다. 특별하지 않았다.
작은 홍시
밥을 먹고 디저트로 주문을 했다.
사진이 하도 예뻐서 궁금했다.
실물은 더 귀여웠다. 작고 아름다웠다.
맛은 분명 홍시인데, 크기가 너무 작아서 홍시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는 없었다.
나중에 과일가게에서 그 작은 감을 보았다.
감은 중국 시안의 특산품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다양한 품종의 감들이 있단다.
시안에서는 크기와 맛이 다른 감의 세계에 빠져 봄이 그리 낭비적이지 않을 듯 하다.
동파육
나는 동파육을 좋아한다.
그 맛과 식감과 냄새를 잊지 못한다.
나는 중국을 여행하는 2주일 동안, 시안을 제외하고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동파육을 먹었다.
삼겹살. 국내에서는 건강의 적으로 평가받는 그 돼지 비게를 덩어리째로 입안에 넣고 오물거리는 행복. 씹히는 건지, 뭉개지는 건지 입안에 죄악처럼 좍 퍼지는, 그 금단의 기름 뭉탱이가 주는 고소함. 그리고 내 몸에 몹쓸짓을하고 있다는 죄책감까지. 객지에서 동파육을 먹는 나그네의 심정은 단순하지 않다. 그림으로 치자면 추상화이다.
그리고
돌아와 보니 몸무게가 2Kg 이 늘었다
중국 음식은 독특한 냄새가 있다. 극복을 못하면 죽을 맛이다.
먹는 것이 즐겁지 않으니 인생이 행복하지 않다.
여행자는 먹는데 장벽이 있으면 안 된다. 마음의 벽을 허물면 친구가 된다.
10 Apr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