奇跡
사람이 사람을 만나 호감을 품어 정이 쌓이고, 그것이 애정이 되어 사랑이라 부르는 과정이 참으로 기적이다. 서로 다른 누군가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이해, 배려, 희생, 노력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 그 모든 것을 지나가 일부가 되는 것이 사랑이라면 그것은 충분히 기적이라 불릴만한 일이다. 그리고 기적은 모두에게나 찾아오는 것이 아니기에 사랑은 참 어렵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있어야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다르게도 생각한다. 사랑을 하면서 배워도 충분할 것 같다고. 사랑을 주는 것만 알지 받을 줄 모르는 것도, 나 자신을 사랑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이 사람을 좋아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는 것도 모두 사랑을 하면서 부족함을 배우고 채우면 될 것 같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지만 진부하게 말해, 사랑이란 것에겐 '로맨틱'하지 않다 느낀다.
'널 믿는 나를 믿어.' 이 말이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랑 가장 가까운 말인 것 같다. 어디서나 보이는 말이지만 어디서도 듣기는 쉽지 않은 말이다. 네가 네 자신을 못 믿겠으면 널 믿는 나를 믿어라. 이 말이 사랑이 아니라 말할 수 없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리고 이런 사랑도 내게는 어려운 일이다.
나는 가족 같은 사랑이라든지, 소중한 사람이라는 그런 사랑도 좋지만 그럼에도 목마르다. 사랑을 받아야만 할 것 같아서, 내 시선이 향한 그 사람의 사랑이 필요해서. 그렇지만 내 마음만 앞세워 무례하게 굴고 싶지 않아 오늘도 사소한 연락 한 번에 마음을 숨긴다. 아직은 용기가 부족하고 또 부족하다.
결핍일까, 욕구일까. 새로운 숙제인 이 찝찝한 결여는 몹시도 불쾌한 기분이 든다.
가을이 가기 전까지 정답은 아닐지라도 풀이 과정이 있는 결론이 나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