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이 곤두서 있다. 작은 소리 하나하나 귀에 들어와 머리가 아프다. 말 한마디 폭신하게 못 받아내어 상처받는다. 고슴도치가 되진 않은 모양이다. 가시를 세우고 들이박지 않고 있으니 아직은 견딜만한 수준인 걸까. 사실 잘 모르겠다. 어떤 비유와 표현이 좋을까 머리를 굴려봐도 어느 그물에도, 어느 구멍에도 들어갈 수가 없다.
호흡이 힘들다. 최근 들어 종종 2-3분씩 갑자기 가슴이 빠르게 두근거리고, 긴장 상태에 빠진 듯한 약간의 패닉까지 온다. 숨은 평소랑 다를 바 없이 쉬고 있음에도 두 모금 정도의 공기가 모자란 느낌이다. 신나는 곡을 들어도, 담배를 피워도, 아예 구멍을 파고 들어가도 만족스럽지 않다. '이건 사치다. 분명 사치다. 주변에 무엇 하나 변해가지 않는 것 하나 없어 새로운 것들 가득할 텐데.' 라며 최면을 걸려고 해도 들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건강해질까. 난 마음이 건강하지 않아 건강해지기 위한 글을 쓴다. 나는 감정 기복이 있고, 쉽게 사색하며, 감성 짙은 것에 감정과 시선, 마음까지도 빼앗겨버리는 참 얄팍한 사람이란 것을 알고 있기에 건강해지려고 발버둥 쳐왔고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다고 믿었지만 이런 순간이 오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 생각하지 않는 것이 정답일까? 모순이지만 감정 기복이 찾아오지 않을 때처럼 연기하며 행동할까?
목장 안의 양이 된 것만 같다. 넓은 들판 같지만 울타리가 있어 범위가 한정된 초원에 있는 양. 어디든 발을 디딜 수 있고, 풀을 뜯어 먹는 것도, 물을 마시는 것도, 늘어져 있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완전한 자유를 얻지 못한.
놀아도, 사람을 만나도, 혼자 외출해도, 사진을 찍어도, 노래를 들어도 무엇 하나 만족스럽게 한 것이 없다. 최근에는 즐겁지도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럴 때에도 즐겨보려고 하겠다 같은 말은 난 공감하지 못한다.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있지만 아무 생각도 안 할 수는 없다. 그 둘은 같은 선에 둘 수 없는 것이라 확신한다. 뭘 해야 할지는 내일의 나도, 봄의 나도 모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손이 아니라 정신까지 놓으면 건강이랑은 작별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난잡한 머릿속을 글로 늘여놓아도 명확해진 것은 무엇 하나 없다.
내일은 미술관을 가야겠다. 설명 없이 직관으로만 보는 흐릿한 감상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