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수 없는 밤

2022.11.23에 작성된 글

by 휘진

고요함을 찾아 밤을 기다린다. 나만이 깨어있는 새벽을 좋아하고, 해가 뜨기 전 파란빛도 아닌 하늘빛을 띄고 있는 여름의 새벽 5시의 하늘을 좋아했다. 귀에는 항상 내가 좋아하는 노래만을 듣는다. 지금과는 다소 다른 장르의 인디, 잔잔한 노래, 여운 있는 노래를 찾아 들었다. amazarashi의 소년소녀, 14세, 마알간 하늘 같은 곡들이나 yuuri의 Dry Flower, 다섯의 Youth 같은 노래를 좋아했다. 약간 새벽 감성이라고 할만한 분위기의 밴드 노래를 즐겨들었다. 요즘 나의 귀를 사로잡은 것은 정우 님의 공중 댄스, 우재 분과 함께 한 우주 왈츠다. 양과 종말, 나에게서 당신에게, 자장가는 항상 들었고. 어제는 그 곡들 중 일부를 두 눈으로, 또 두 귀로 보고 들을 수 있었다. 황홀함은 이것이 아닐까. 사인까지 받았다. 리액션도 받았다. 촬영한 공연 영상들을 보다 밤을 그대로 지새워버렸다.


처음으로 새벽을 혼자 보낸 것이 처음으로 커피를 즐겨 마시기 시작한 날이다. 별로 좋지 않은 것을 두 개씩이나 같은 날에 저질러버렸다. 그 습관은 지금도 남아버려 00:42분에도 커피 맛이 나는 술을 마시며 글을 쓰고 있다. 다른 점이라면 옆에 담배가 놓여있달까. 사실 미쳐버릴 것 같다. 별생각은 없었고, 여태껏 이 문제에 대해 괜찮아진 줄 알았지만 사실 괜찮지가 않은 것 같다. 사람이 너무 좋아서 큰일인데 이 수줍은 성격이 참 방해한다. 사랑 같은 것은 모르겠다. 누군가를 진실히 사랑해 본 적이 있는가라며 나 스스로를 의심하지만 그럼에도 확신하는 것은 나는 사람을 좋아한다. 마치 주인만을 바라보는 강아지처럼 말이다. 조금 더, 자주 나를 찾아주고, 좋은 말을 해주고, 행동 따위는 상관없으니 말로라도 나를 예뻐해 주길 바라는 것이다. 거의 애정 결핍이 아닌가... 그럼에도 애정을 갈구하게 된다. 나 혼자만이 푸근해지는 사진 촬영은 더 이상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난 누군가에게 팔짱을 끼우고 머리를 기대며 귀찮다 싶을 정도로 치근덕대고 싶을 뿐이다. 그걸 받아주는 사람이 있었던 때가 그립다. 커다란 사랑이다. 사람에 대한 나의 커다란 사랑. 참 지독한 짝사랑인 것 같다.


이 어지럽고도 속이 메스꺼운 감정을 정리하기 위해 나는 고요한 밤을 기다린다. 눈물은 나지 않는다. 딱히 눈물 흘릴 일도 아니고. (울컥울컥하는 순간은 있지만.) 인내심만 늘어온 것 같다. 울컥하는 순간을 넘겨내니까. 눈시울이 붉어진 적은 이 1년 동안은 외조부상을 빼고는 없었던 것 같다. 무너지기 싫은 내 욕심이기도 하고. 또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22일이 지나 23일이 다가왔고, 24일에 잠깐 부대에 들어가 26일에 또다시 13일 치의 휴가를 쓰러 나온다. 요즘에야 드는 생각인데. 다시 한번 무너지고 싶다. 속 시원하게 한 번 펑펑 울면 이 헛구역질 나올 것만 같은 기분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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