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여

by 휘진

무엇인가 부족한 것 같다. 부족하고, 채워지지 않았고, 잃어버린 게 있는 것만 같다. 최근엔 신나는 노래를 들으려고 하고 있다. 장르를 가려 듣지 않는 나는 힙합, 국내 인디, 밴드, Jpop, pop 등 다양한 장르에 맞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두었다. 최근 듣는 노래는 국민가수급의 인지도를 가진 일본의 아이묭의 곡을 듣고 있다. 어차피 죽는다면이라는 곡을 특히나 자주 듣는데, 가사와 제목만 보면 우울해서, 정말 죽어버릴 것만 같은 곡일 것 같지만 사실은 흥이 나는 밴드 사운드로 시작해서 정말 그렇게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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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영화, 예능, 글, 광고 모든 것에 있어서 비판적인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또 갇혀있다. 그냥 단순하게 뭐 그럴 수 있지라고 넘겨내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냥 나는 혼자 무언가를 하려 하는 것마저도 가족들에게 서운하단 소리를 듣게 되고 만다. 음, 이번 달은 잘 풀리는 게 사실 없는 것 같기도 한데 그건 그것대로 괜찮다. 풀리지 않는 실타래는 없으니까. 끝인지, 시작인지 알 수 없는 그 한 줄기만 찾아낸다면 술술 풀릴 것이라고, 그렇게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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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적으로도 항상 월 중간에는 숨통이 트이다가도, 월말과 월초에 미친 듯이 바쁘게 돌아간다는 걸 입사 2달 차에 파악했다. 업무에도 적응은 끝났고, 이제 실수를 줄이는 것이 내 올해 목표이다. 조언을 구할 수도 없고, 사실 진행 과정에서의 슈퍼비전을 받는 정도이다. 그것들이 딜레마에 빠지게 만든다. 참여자의 능동성을 고려하면 담당자는 수동적이게 될 수 밖에 없다. 내가 이끌고 싶은 방향에 참여시키는 프로그램도 분명 있겠지만, 의견 조율은 그 어느 곳에서도 무시 당해도 괜찮은 것이 아니고, 결국 실적이란 것과 성과라는 것은 참여자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에 나는 욕심을 크게 부릴 수 없다. 그저 주어진 일에 스트레스 받아하며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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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은 아니다. 머리가 아픈 것은 하루 이틀도 아니다. 주 1회 음주와 매일 달고 사는 커피, 담배는 내 건강을 위협하고 있지만 신체는 탄단지가 아닌 카페인, 알코올, 니코틴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해버리려고 한다. 집에서 꾸준히 하고 있는 팔굽혀펴기 100회와 턱걸이 50회는 오히려 다음날을 피곤하게 하는 것 같지만 겉으로라도 건강해 보이려면 이 방법 뿐이다. 달리는 것은 출, 퇴근길 지하철 6호선의 환승 게이트에서 달리면 충분하다. 하루에 7,800 정도를 걷는데 유산소까지 하는 건 가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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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19살 때부터 꿈꿔왔던 사회복지사가 되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현장이라고 해봐야 가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외부 발신 공문을 작성하는 것 말고는 없지만 이 경험은 소중한 것이고, 지금 와서 확인하는 자소서는 정말 형편없는 수준이었는데 당당하게 1순위로 입사한 자격 미달 지원자인 나는 몇 번이고 국장님과 센터장님께 감사하다. 다들 내가 2년제인 줄 모르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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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적인 부분이라도 괜찮다. 어쨌든 웃고, 어쨌든 자극 받고, 어쨌든 성격 좋은 사람으로 보여지고 있으니 이게 프라이빗한 부분까지도 침범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나는 일상에서 오히려 비즈니스적인 것 같다. 이성적인 부분과 감정적인 부분, 그 양극이 이런 식으로 조정의 과정에 들어갈 줄은 꿈에도 상상한 적이 없지만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이렇게 또 대책 없는 듯한 낙관을 늘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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