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12 작성)
'바람에 스러지다.' 오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쓰러지다를 표현하고 싶은 게 아니라 스러진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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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4
그 누가 그녀를 헐뜯고 끌어내리려 안간힘을 써도, 그저 유희 삼아 비수를 꽂아도 나는 그녀를 지지하고 또 응원했다. 유명인이기에 개인적인 SNS도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많은 것을 감당해야 했기에 그녀는 표출 또한 하지 않았다. 보란 듯이 매스컴은 그녀의 모든 행동과 활동 하나하나 눈에 불을 켜고 잡아내었다. 자극적이고 많은 이들의 표적이 될 만한, 그저 조회 수를 위한 기사를 쏟아내기 바빴고, 그녀를 군중 속으로 밀어 넣었다. 수많은 비수들이 꽂혀 고슴도치가 되더라도 아무도 욕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비수들을 하나하나 지켜봐야 하는 방송까지도 출연했다. 그녀는 그럼에도 대중들에게 큰 분노를 보여주지 않았다. 그녀는 당당해 보였고, 굳세게 보였다. 올곧아 보였다.
모진 바람에도 끝까지 버티어내는 것만 같았고, 그녀가 스러지기 하루 전까지도 게시글은 올라왔다. 그렇지만 모든 순간들은 예상할 수 없듯이 그녀의 소식도 예기치 않게 찾아왔다. '쿵'하고 가슴이 내려앉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갤러리에 저장해뒀던 사진과 무대에서 빛나던 모습, 플레이리스트에 남아있는 그녀의 노래까지도, 나는 그 소식을 접했을 때까지도 듣고 있었는데 이 모든 것들이 이제 마지막 흔적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은 믿을 수가 없었다. 그제서야 다트 게임을 멈추던 이들이 역겨워서 참을 수 없었고, 그럼에도 그녀가 쉴 수 없게 물어뜯고자 했던 이들도 보기에 토악질이 나올 것만 같아 견딜 수가 없었다.
그제서야 그녀를 부정적으로 취급하지 않는 매스컴과 방송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것마저도 그들에겐 조회 수를 얻기 위한 기사감 불과했던 것이었던 거겠지.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을 하는 이들은 있었을까.
리본 이모티콘은 정말로 조의를 표하는 것이었을까.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기사와 댓글은 멈추지 않았다.
미약한 힘이라도 보태던 이들은 갈 곳을 잃었다.
안식과 평화를 줄 수 없는 세상은 그녀를 내몰았다.
해가 지는 것만 같은 적적함은 해마다 찾아온다.
그녀가 볼 리도 없었을 내 계정이며, 이제는 내 메시지를 확인할 것이란 기대마저도 가질 수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2019년 10월 14일, 많은 이들이 찾아가고 있는 계정에 한 개의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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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 없는 세상에서, 악인 없는 세상에서, 자유 많은 세상에서, 아픔 없을 그곳에서 부디 못다 누린 이번 생의 삶을 누리실 수 있길, 그렇게 평안히 쉬고 잠드실 수 있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