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月

by 휘진

정기적으로 글을 쓰지 않게 되니 손이 굳는 것만 같은 기분에 사로 잡힌다. 머리까지, 그나마 갖고 있던 감성까지도 메말라 가는 것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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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다면 긴, 짧다면 짧은 3월이었다. 몇몇 프로그램은 이미 시작되었고, 나머지들도 4월에는 시작해야만 했기에 손은 쉴 틈이 없었다. 글을 쓰기 싫어했던 것은 아니었기에 계획서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던 결과 보고서를 쓰는 것은 나한텐 즐거운 일이었다. 모든 일은 즐거운 마음으로, 나는 일이 재미있어서 하는 사람이다. 회사에는 별관이 생겼다.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한 공간이었고, 우리는 그 공간이 부족했다. 새로 생긴 공간이 아주 쓰지 못할 공간은 아니었다. 다만 굳이 쓸 공간이 아니었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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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두세 번씩 다니던 차에 드디어 못 버티게 된 다리, 내가 잘 하고 있는 건가 싶은 의문, 인정 받으며 일하게 되는, 수반되는 뿌듯함. 하지만 그것들이 모두 압박이었다. 타인에 대한 칭찬에는 인색하지 않지만, 나는 나한테 인색하다. 들어도 아무렇지 않고, 기분은 좋지만 날 더 자극한다. 더 인정 받고 싶고, 인정 받아야만 할 것 같고, 발전해야만 할 것 같으며, 지금 이 모습을 유지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에 사로 잡히게 된다. 날 자극하는 외부 동기라면 돈일까, 그것 외에는 없다. 모두 내적인 이유에서 나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즐거워서, 무언가를 하고 있어서, 내가 늘어지고 생산력 없이 살고 있는 것 같지 않은 기분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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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 열심히 일하고 쉬었다가 다시 일하고, 그런 삶도 좋은 삶이지만 약간 중증의 워커홀릭인 나 자신. 주말이 빨리 오길 바라지만, 막상 주말이 되면 빨리 평일이 오길 바란다. 그 동력으로 또 일하고, 다시 주말이 오길 바라고. 잘 쉬는 법은 모르겠다. 그냥 하고 싶은 거 하는 게 휴식이라고 생각한다. 휴일에 일하는 게 정말 하고 싶어서 1시간이고, 2시간이고 하는 거면 취미 아닐까…? 평일의 고정된 강제적인 8시간이야말로 일이고, 그 이후는… 워커홀릭 중증자의 변명이다. 그리고 특히 3월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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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잘 쉬는 것이 어떤지는 모르겠다. 특히 올해야말로 정말 일에 미쳐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4월과 5월을 풀어낼 때에는 어떤 내용을 써야할지도 모르겠다. 일, 술, 일, 술, 일, 술. 만 나이 24세. 벌써 평범한 직장인이 되어버리고 만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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