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휘진

지난 시간들을 후회하지 않으려 한다. 조금 씁쓸하면서 달큼한 것이 사랑이며, 나는 꾸밈없는 나와 그에 따른 편안함을 사랑이라 생각하고 싶다. 싫증이 찾아오고, 단점을 찾아내는 본능이 강화되는 이 시기에, 오만하고 경솔해지는 지금의 나는 내 감정을 환기할 수 있는, 또 나를 바라봐 주는, 그리고 내가 바라봐야만 하는 사람을 만나고 있음에 감사하다. 내 모든 부정과 내 모든 먼지는 돌아오는 7번의 시간들 중 5번을 지새우면 허물 벗듯 던져버릴 수 있는 것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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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을 못 하는 사람이었고,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으며, 나는 어쩌면 현실적일지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2022년 봄부터 나를 보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이 말들에 의아함을 가질 수 있다. 23년, 24년부터 연이 시작된 사람들도 모두 그러하였으니. 그렇지만 분명 나는 그랬다. 굳이 센티한 노래를 찾아들어 눈물을 흘리고, 외국어 따윈 몰라도 상관없으니 그저 좋은 곡을 찾아들으면 될 것을 가사를 보며 나를 비관했다. 그것이 나를 위하는 일이라며 스스로를 속이고 자존감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을 부정하며, 누구보다도 사랑받으며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삼키어내며. 고슴도치 마냥 나를 보호하기 위한 가시는 아니었다. 그저 적대하고 싶은 마음에 세운 가시는 그 짧은 시간 사이에 내 성격을 변화시켰다. 이제는 선택적일 것이다. 나는 표현을 안 하는 사람이 되었고, 할 줄 알지만 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어쩌면 감성적일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러한 글을 쓰는 것들도, 이전이었다면 '잘 어울린다. 그런 것도 할 것 같았어.' 였다면, 이제는 '진짜? 그런 면이 있을 줄은 몰랐어.'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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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것을 내 장점을 잃은 것이라고 표현한 적도 있지만, 그래도 나는 역시 변하기에, 내 장점은 그런 내게 맞는 것으로 치환된 것이라 생각한다. 난 예민하고 감정적인 것이 큰 장점이며 단점이자, 어쩌면 현실적인 것이 그 보완이었는데, 이제는 역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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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게도, 이런 면에서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나는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게 되었고, 이것이 꾸밈없는 나의 모습이며 내보이기 시작했다. 내게 해가 될 수 있다면 막아내었다.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생각했고 누군가와 감정을 주고받을 준비는 이제 되었다고, 그리 생각했다. 하지만 기다림의 시간은 길었고, 어쩌면 다시 문을 닫아놓고 개점 준비를 하는 사업자의 마음이었을 수 있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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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준비는 유효했다. 물론, 나는 전혀 멋있지 않은 고백을 하고 말았고 나를 받아준 그 사람의 마음이 넓었다. 나란 배경에 그려진 그녀가 아닌, 그녀라는 캔버스에 조화로울 수 있는 얼룩, 내지는 스케치가 지금의 나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관계에서 항상 모든 것을 내어주고 싶은 마음이 더 많이 커지고 있고, 이것은 어떤 방향으로든 앞으로 나아가게 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위로이자 위안이며, 애정이자 사랑.

2024년은 용의 해였고, 올해는 뱀의 해가 찾아왔다. 이 두 해는 용의 머리이며 뱀의 꼬리이지만, 그 다사다난 했던 2024는 용의 머리였을까? 올해는 뱀의 꼬리라 단언할 수 있을까? 내게 작년은 이무기였고, 올해야말로 빛나는 무언가가 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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