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끝나간다. 강렬히 남겨진 분홍색 컨페티 위로, 초록색 발자국이 덮여 씌워지기 시작한다. 여름의 시작 앞에서, 분명 설렘은 아닌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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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은 이제 절반이 지나갔다. 아직 추울 때, 패딩까진 아니지만 누빔 재킷이 조금 더 어울릴 때부터 받기 시작한 상담이 끝을 향해 가는데, 이전보다 조금은 편해진 것 외에는 변화가 없다. 하지만, 큰 수확이다. 모든 것을 결과로만 증명하고자 했지만, 그러지 않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나는 마지막 호흡을 내뱉을 때까지 변화할 사람이 될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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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마지막 절기라는 것이 제일 아쉽다. 날씨는 말 그대로 미쳐있었다. 드디어 봄인가 싶더니, 벚꽃이 피며 만끽할 수 있을까 싶다가, 비가 오며 모든 것이 끝났다 생각했다.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나는 계절의 변화를 즐기는 편이지만, 계절 자체도 만끽하는 편이라 날씨에 민감한 편이다. 절기를 제목으로 글을 써내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그런데, 이 봄은 겨울과 여름이 혼재한, 혼란스러운 계절이 되어버렸다. 적어도 2026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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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 때문에 이리 번잡한 글을 쓰게 됐는지 생각을 해보아도 대답은 나오지 않는다. 날씨 탓일까, 인간관계 때문일까. 사실 오늘은 내 생일이다. 하지만 내 생일은 대수롭지 않게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마음속에 기대가 남아있는 걸까. 나를 축하해 주길 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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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오늘뿐만이 아니라 지나온 한 달은 무난하기 그지없었다. 적당히 무난하고, 적당히 적적하며, 적당히 소란스러운. 적당히 침체되어 가고 있지만, 침체되어 가고 있단 점이 목을 막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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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들이 분명 많았는데, 목 밖으로, 손가락 끝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삼키어 내고 꺾어낸다.
따스하다 못해 뜨거운 하늘 아래 나름의 여유를 찾아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