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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홍섭 Nov 07. 2023

인도양 사이의 두 해변

UAE 두바이 해변과 인도 뭄바이 해변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두 도시, 두바이와 뭄바이 이름은 비슷하지만 거주 환경은 사뭇 달랐던 두 도시의 해변 사진을 보면서 잠시 세월을 거슬러 본다.     


두바이 주메이라 비치


2011년 UAE 두바이 현장 근무를 마치고 이어서 인도의 뭄바이 현장으로 가게 되었다.      

두바이 주메이라 비치


인도로 가기 전 그곳에서 근무하고 있던 선배에게 전화해서 인도에서 근무하려면 무엇을 준비해 가는 게 좋으냐고 물었더니 그 선배께서는 인도에서 근무하려면 준비해야 할 물건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고, 마음의 준비가 중요하다고 했다.      

뭄바이 주후 비치


그러면서 모든 생각을 떨쳐 버리고 상상 속에 하얀 광목천으로 온몸을 두른 채, 빈 몸으로 인도로 넘어오면 된다고 하면서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고, 무념무상(無念無想)으로 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해 주었다.    

   

AD 1세기 뭄바이 산자이 간디스 파크 석굴 불상



후배 직원들의 해외 근무지 선호도에서도 두바이는  Yes,  인도는  No라고 답하는 현실과도 일맥상통(一脈相通)하는 부분이다.     


뭄바이 주후 비치


두바이와 뭄바이 사이에는 셔틀 항로가 열려 있어서 하루에 여러 차례 양국의 항공기들이 오가고 있고, 편도로 3시간이 걸린다.     


인도양 주변 항로


두 도시는 기원전 3천 년 전에 메스포타미아 문명과 인더스 문명 사이의 해상무역이 이루어졌던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마주하고 있다.     


기원전 2500년 전부터 기원전 1900년 전까지 가장 발달했던 인더스문명은 페르시이마 만의 끝에 있는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몬순 계절풍을 이용해서 해상 교역을 하였다. 인더스 문명은 길목의 아라비아 반도와도 무역을 하였다.   

   


인도에서 아라비아 반도로 항해하는 시기는 11월 이후가 적기였다. 그 때 북동 계절풍과 맑고 온화한 날씨 때문에 홍해 입구까지의 항해에 유리했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인도로 향하는 좋은 시기는 몬순 계절풍이 불어오는 7월 이었다.      


아라비아 반도는 이집트 문명과는 홍해를 사이에 두고 있고, 메스포타미아 문명이나 인더스 문명과는 페르시아만의 아라비아해를 사이에 두고 있으며 아라비아 반도와 인도 아대륙을 둘써싸도 있는 바다가 인도양이다.     

수 천년 동안 주변 문명의 수혜를 받아오던 아라비아 반도는 1931년 바레인, 1938년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유전이 발견되기 시작하면서 한순간에 역전이 되면서 현재는 이곳의 오일머니를 벌어들이기 위해 이집트나 인도로부터 각각 백만 명 이상이 근로자들이 진출해 있다.      

삼성물산 중동 현장에 진출해 있는 인도 근로자들


나 역시 이들 나라들과 무슨 인연인지는 모르지만 두바이에서 40대 후반 4년을 보냈고, 인도에서 50대 6년을 보냈다. 

두바이 주메이라 비치 리조트

중간에 사우디아라비아 4년과 정년 바로 직전의 방글라데시 2년을 합치면 아라비아 반도에서 8년, 인도 아대륙에서 8년을 공평하게 보냈다.       


두바이가 오일머니로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선진 문명도시로 탈바꿈하였지만 자연 현상까지 바꿀 수는 없기에 이곳에서 생활하는 것도 녹녹하지는 않다.      

두바이 몽고메리 CC


해안가인 두바이는 특히 여름의 습도 높은 무더위에 건물 밖으로 나가면 몇 걸음만 하여도 온 몸이 땀에 젖는다. 

현장 사무실에 아예 몇 벌의 속옷과 겉옷을 가지고 다니면서 현장 패트롤을 돌고 올 때 마다  땀에 젖은 옷을 모두 갈아입어야 할 정도였다.      


두바이는 사우디 리야드와 달리 해안가라서 습도가 매우 높다, 특히 여름에는 50도 가까운 온도에 습도까지 높아서 실외 활동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두바이 몽고메리 CC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여름에 골프를 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한국 사람들이다. 퍼팅을 하려고 그린에 서 있으면 눈썹으로 땀이 흘러서 공이 잘 안 보일 정도이다.      

두바이 클릭 CC


인공적으로 가꾸어 놓은 도시 환경은 그럴싸해서 관광객들이 넘쳐나고, BBC가 선정한 세계 50대 명소에 포함될 정도가 되었지만 봄철에 불어오는 할라스 바람은 피해갈 수 없다. 두바이 도심 밖은 어절 수 없는 사막이기 때문에 사막에서 몰고 온 모래 폭풍은 온 도시를 사막모래로 뒤 덮어 최소한 1주일 이상 앞이 안보일 정도로 황사현상이 발생한다.     



그래도 주메이라 비치 등 두바이의 해안가 풍경은 서구 유럽의 어느 문명도시 해안가만큼이나 화려하고 아름답다. 현장 근무를 마치고, 평일이든 휴일이든 인근 해변의 일급 호텔 라운지나 스카이 라운지 등에 가서 회포를 풀 때면 멀리서 비싼 돈 들여 관광나온 관광객들이 부럽지 않았었다.      

두바이 주메이라 비치


인도양 바다 건너 뭄바이 해변은 두바이 해변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아직도 집에서 나오는 가정의 생활하수와 주변 공장 폐수, 밀크 콜니의 축산 폐수 등이 전혀 걸러지지 않은 채 바닷가로 흘러든다. 


뭄바이 축산단지 밀크 콜로니



뭄바이 해변



해변가에는 비닐 들 생활 쓰레기 등이 모자이크를 이루고 있지만 치울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뭄바이 해변


그래도 다행이 해변에 면해 있지만 깨끗하게 유지관리가 되고 있는 조거거스 파크에서 인도에서 생활하는 동안 새벽 산책을 하였다. 


뭄바이 해변 조거스 파크 산책로



뭄바이 해변 조거스 파크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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