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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홍섭 Nov 04. 2023

하드햇과 함께한 세계여행

인도 보리수



불교의 4대 성지로는

부처가 태어난 곳인 네팔의 룸비니, 부처가 보리수 나무 아래서 깨달음을 얻게 된 인도 비하르주의 부다가야,부처가 최초로 설법을 하였던 인도의 사르나트, 부처가 열반한 인도 우타르프라테시 주의 쿠시나가르 등이다.


특히 인도 비하르 주의 부다가야는 불교 4대 성지 중의 하나로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장소로 오래된 보리수나무와 55m 높이의 대형 탑이 있다.


삼성물산에 근무하는동안 인도 뭄바이에서 6년 동안 2개 현장에서 근무를 하였다.

인도에 가면 보리수나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식물도감 등 여러 자료를 찾아 보았는데 

처음에는 보리수가 2가지가 있어서 헷갈렸다. 

벵갈보리수와 인도보리수가 혼재되어 보리수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자세히 불교 관련 여러 책이나 식물도감을 찾아보았고, 

무엇보다도 석가가 보리수나무 아래서 깨달은 장소로 유명한 인도의 부다가야에 있는 보리수나무를 보니

명쾌하게 불교에서 말하는 보리수나무는 ‘뱅갈 보리수’가 아닌 ‘인도 보리수나무’가 맞다. 


부다가야 인도 보리수


‘뱅갈 보리수’는 잎이 달걀형이고 잎 끝이 밋밋하지만, ‘인도 보리수’는 잎 모양이 포플러 잎을 닮았고, 잎 끝에 긴 꼬리가 발달되어 있다. 그리고 ‘벵갈 보리수’는 기근이 발달하여 수많은 줄기가 생겨나지만, ‘인도 보리수’는 줄기에 기근이 생기지 않는다.

인도 보리수 잎 모양


나무 잎의 긑이 둥글고, 나부 기둥에 기근이 있는 뱅갈 보리수


아이러니하게도 인도 현장에서 처음으로 쉽게 만난 나무가 ‘인도보리수’ 나무이다.  

인도 보리수 나무는 번식력이 매우 강하고, 왠만한 콘크리트 틈새에서도 물기만 있으면 뿌리를 내려서 싹을 티워서 자라기 시작한다. 그런 특징 때문에 주변에서 관심만 갖고 보면 가장 흔하게 볼수 있다.


인도에서는 나무를 함부로 베어낼 수 없고, 공사를 위해 필요시에는 반드시 관청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장 휀스 밖의 가로변 보도에 심어져 있는 나무들은 뭄바이 시정부에 등록이 되어 있어서 절대로 그냥 벌목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장 내에 아무렇게나 자라는 덩치가 큰 잡목들은 현장에서 자체적으로 벌목을 했지만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였다. 


인도 현장에서 공사용 휀스를 쳐 놓고 가장 많이 베어낸 나무들이 ‘인도보리수’이다. 

이 나무는 아카시아 나무처럼 번식력이 좋고, 콘크리트 처마의 먼지 틈에서도 뿌리를 내릴 정도로 잘 자라서 구석구석에 작은 나무들이 싹을 틔우고 자란다. 특히 잎의 끝 모양이 뾰족하고 길어서 금방 알아볼 수 있다. 


어찌 보면 인도의 현장에서 잡목처럼 이곳저곳에서 자라고 있던 그 나무가 ‘인도보리수’ 나무라는 게 신기했지만 내가 접했던 대부분의 인도 사람들이 힌두교를 믿거나 무슬림이라서 인도보리수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차츰 인도에 살면서 ‘인도보리수’ 나무가 워낙 흔하게 자라는 나무라는 걸 알게 된 후부터는 이처럼 흔했기에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을 때도 그늘을 제공했었구나 하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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