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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종철 Sep 06. 2023

인정욕구

나 그리고 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법. 

사회가 발전하고 자본의 힘이 점점 강화되면서 월급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기개발 서적 중에서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퍼스널 브랜딩'을 소개하는 책들도 증가하고 있다. '퍼스널 브랜딩'은 자신을 매력적으로 소개하고 상품화하여 경제적 이익을 얻고, 그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살자는 취지를 갖고 있다. 이는 자신을 나로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이미지로 나를 상품화하여 소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퍼스널 브랜딩은 인정욕구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예시일 수 있다. 반면에, 인정욕구 표현의 부정적인 사례도 빈번히 나타난다. 쉽게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도구들이 많이 존재하며, 우리는 이 도구를 이용해서 적은 노력으로도 큰 보상을 기대한다. 그러나 적은 노력으로 큰 이득을 얻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기대와 다르게 적은 보상(적은 수의 좋아요, 방문자수, 부정적 댓글)을 받을 때가 더 많다. 적은 보상은 더욱 더욱 인정받길 원하는 욕구로 이어지고, 판단을 흐트려 사람을 잃거나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행동들도 하게 된다.


책 '인정욕구'는 이러한 문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에노모토 히로아키의 저서로, 김지선님이 번역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심리학자로서 다양한 사례를 예시로 들며 인정욕구에 대한 설명을 쉽게 풀어낸다. 또한 옮긴이는 심리언어학을 전공하고 일본어 번역 훈련을 받은 전문가이다.


이 책은 매슬로의 인간 욕구 5단계를 기반으로 하여 생존과 안정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킨 인간이라면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가짐을 설명한다. 따라서 인정욕구는 잘못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것이며 성장의 기반이 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잘못된 방식으로 표현되는 인정욕구는 나 자신을 잃게 하고, 상대방과의 관계를 손상시키며, 때로는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는 문제점을 만들어내는데, 이를 다양한 상담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따라서 올바르게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한 조언을 제시한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인정욕구를 사례를 통해 이해할 수 있으며, 나 혹은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관점을 획득하였다. 특히 '자기제시'에 대한 부분에서 많은 공감을 느꼈다. 나는 종종 나 자신을 아니라 다른 사람이 원하는 이미지로 행동할 때 어색함과 불편함을 느끼지만, 사회적인 동물로서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자기 합리화하는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원인이 인정욕구 때문임을 깨달았고, 나를 좀 더 이해하게 되었다.


책의 결론은 중용과 연관이 있다. 중용을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것'으로 정의한다면, 중용이야말로 인정욕구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최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인정욕구에 목마르거나 타인에게 맞추려는 시도는 나 자신을 잃을 수 있다.


안타깝게도, 중용을 실천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삶의 지혜를 담은 고전이 아직도 읽히는 것은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정욕구를 중용의 가치에 부합하도록 활용하며 살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인정욕구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것이 잘못된 것이 아님을 깨닫고, 올바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조금씩 실천해보는 것으로 나다우면서도 주변과 함께 어울려 살 수 있지 않을까? 완벽한 중용을 실천하진 못하지만, 중용의 근처에서 삶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이 책은 대다수의 현대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맞춤형 해결책은 제시하지는 않지만,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자기를 억누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뿐만 아니라, 이것을 이해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 자신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삶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꼭 읽어보길 권장한다.


* FIKA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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