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함을 감당하는 태도

by 김민석


그런 생각을 했다. 나를 드러내고 알리는 대화 속에서 수많은 보탬과 거짓말을 하지 않을 순 없을까?



누군가 대화를 할 때, 겸손이라는 가면을 쓰고, 나는 특별하지 않다며, 자기비판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래야만 나에 대해서 부풀리고 과장하는 순간에 상대방이 조금은 나를 응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겸손하면서도 남들보다 앞서 나아가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서 그랬다. 아니 지금까지도 그러고 있다.


거짓말은 교묘하게 해야 한다.

사실과 진실의 차이처럼.



애매한 진실로 남겨야만 공허가 오래 머무르지 않고, 얕은 죄책감을 맛볼 수 있다. “전부 없는 것들을 지어내지는 않았으니까.”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미화하고, 검열하고, 깨달은 영화나 책은 딱히 여운에 남지 않는다. ‘정말로 그렇게 느낄까?’ 하는 의심이 앞서 드는 병에 걸렸다.



요즘은 인간 내면의 폭력성을 담은 비극적인 소설 혹은 영화들을 찾게 된다.



미화하고 깨닫는 것들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며, 자신의 밑바닥을 끌어안지 못하는 사람들이 지어내는 허구일 뿐이라고.



인간의 더럽고 참혹한 내면의 영화나 소설. 혹은 자신을 그렇게 드러내는 사람들이 끌리는 이유가 있다.


정확하게 자신을 이해한 것이 아닌, 불완전함을 감당하는 태도와 선택. 그것들이 나를 끌어당겼다.



타인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들과 맞서 싸우는, 모순을 해결하지 않는, 그렇게 좋은 사람은 아니라며 보푸라기 같이 지저분하게 뻗어나가는 모습들조차도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의 용기와 단단함을 좋아할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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