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이 본질을 앞선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 (Jean Paul Sartre, 1905-1980)를 대표하는 말입니다.
또 하나 시몬 드 보부아르와의 계약결혼으로 유명합니다.
둘은 파리 고등 사범학교에서 교수자격시험을 준비하면서 만납니다.
1929년 각각 수석과 차석을 할 만큼 뛰어난 인재였습니다.
그해 계약결혼을 한 이후 무려 51년간, 반세기에 걸쳐 생을 함께합니다.
특이한 점은 계약 결혼에 세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내 삶의 주인이 된다는 것>> 중 p47, 변광배 지음, 동녘) 참조
첫째, 두 사람의 사랑은 필연적인 사랑으로 인정하고, 각자가 살아가면서 하게 되는 우연적인 사랑에 대한 권리를 서로에게 인정한다.
둘째, 두 사람은 서로 모든 것을 털어놓고 말한다.
셋째, 경제적으로 독립한다.
첫 번째 조건은 지금으로서도 상당히 파격적이긴 합니다.
1900년대 초 여성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시점이라는 걸 고려하더라도 매우 파격적인 생각입니다.
물론 조건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만, 이를 반세기 동안 실천해 나갔다는 사실도 놀랍습니다.
심지어 둘은 죽어서도 파리 몽파르나스 공동묘지에 나란히 묻혔습니다.
특히 사르트르는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사회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참여 지식인입니다.
그들의 계약결혼은 세간의 동경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비난의 대상이었을 겁니다.
철학적 동지이자 애인이면서 친구로 평생을 함께한다는 건 탄탄한 신뢰가 있어야 가능할 겁니다.
계약결혼이 아니더라도 서로를 인정하는 진정한 친구를 가진다는 건 인생의 대단한 행운입니다.
Good Lu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