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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의 패러독스와 감정에 종속된 일상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소피스트는 기원전 5세기부터 4세기까지 활동한 철학가이자 철학교사입니다.

'지혜로운 자' 혹은 '현명하고 신중한 자'라는 뜻입니다.


소피스트에게 한 청년이 찾아와 배움을 청합니다.


학원비가 너무 비싸다며 반은 지금 지불하고 나머지 절반은 나중에 내기로 합니다.

훌륭한 소피스트가 되었을 때 말이죠.


청년이 훌륭한 소피스트가 되었다는 소문을 듣고 스승이 나머지 절반을 달라고 하지만 내지 않습니다.

이에 소송을 걸었고 재판정에서 만납니다.


스승은 주장합니다.

재판에서 이기면 제자가 돈을 내야 하고, 지더라도 훌륭한 소피스트가 되었으니 돈을 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에 제자 소피스트가 대꾸합니다.


재판에서 이기면 돈을 안내도 되고, 지면 아직 훌륭한 소피스트가 되지 못한 것이니 안내도 된다고 말이죠.


패러독스입니다.

세상 어떤 방패도 뚫을 수 있는 창과 어떤 창도 막아낼 수 있는 방패의 싸움이랄까요?


직장인 패러독스도 있습니다.

모르는 거 있으면 편하게 물어보랍니다.


물어보면 뭐 이런 걸 물어보냐며 뭐라 합니다.

안 물어보면 왜 안 물어보고 하냐고 또 뭐라 합니다.


그렇다면 언제 질문할 수 있을까요?


너무 쉬운 걸 물어서는 안 되고 너무 어려운 걸 물어서도 안됩니다.

기분 나쁠 때나 바쁠 때, 동료와 재미난 얘기하는 중에는 물어보면 안 됩니다.


그냥 기분 좋을 때, 답해줄 만한 여유가 있을 때만 물어볼 수 있습니다.


논리에 종속되는 문제도, 감정에 종속되는 현실도 풀어내기가 참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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