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타인의 등을 볼 수 있지만 자신의 등을 볼 수 없습니다.
스스로를 볼 수 없는 것을 등에 지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입니다."
(<<책은 시작이다>> 중 p30, 오사다 히로시 지음, 박성민 옮김, 시와서)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도, 엘리베이터에 오를 때도 우리는 항상 타인의 등을 봅니다.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내가 가는 방향에 뒷모습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면을 응시하는 건 무언의 위협이나 도전이 될 수 있기에 피합니다.
신이 인간을 만들 때 뒤를 볼 수 없게 한 이유가 등에 멘 짐을 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KBS에서 방영된 <남자의 자격> 프로그램의 대학 강연에서 개그맨 이경규는
"인생의 무거운 짐을 함부로 내려놓지 말라"
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한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었습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짐을 지고 살아갑니다.
짐이 얼마나 큰지, 얼마나 무거운지는 각자 다릅니다.
무게를 잴 수 있는 건 짐의 주인뿐입니다.
인터넷 유머하나.
'신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시련을 주신다'
하니
'날 너무 과대평가하신 듯'이라고 대꾸합니다.
때로 등에 진 짐의 무게에 눌려 질식할 것 같은 순간이 있습니다.
앞서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가볍습니다.
'그들에겐 가벼운 짐만 주셨을까?'
마음이 약해진 때문입니다.
힘든 순간은 일시적이고 순간적이고 금방 지나가는 바람입니다.
찰나의 순간을 버텨내야 합니다
지나쳐가는 많은 사람들도 못지않은 짐을 등에 지고 걸어갑니다.
내 등에 얹힌 만큼 커다란 짐을 온몸으로 떠받히고 살아갑니다.
그러니 심호흡 한 번 크게 내쉬고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에 집중해 보세요.
하나씩 하나씩 꼬여버린 실타래를 풀다 보면 무게를 버티는 힘이 생겨날 겁니다.
마음의 근육을 단숨에 단단하게 하기는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 짓눌러진 어깨를 콩콩 두드리며 안도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앞서간 사람들만큼 가벼운 걸음을 걸을 수 있습니다.
힘겨운 순간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행복이 영원하지 않듯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시련과 행복이 번갈아가며 우리의 인생을 반복해서 흔들어댈 거라는 사실뿐입니다.
힘든 순간을 비껴가는 방법은 나 스스로 일어나는 것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