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남아 있습니다 후회하지 않을 기회가

중년인간이야기

by 생각하는 프니

1997년 IMF사태를 기억하시나요?


'나라가 망할 수 있다?'

'전쟁이 난 것도 아닌데 나라가 왜 망하지?'


나라에 외환보유고가 텅 비면 망할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됩니다.


2002년 카드 대란을 기억하시나요?


98년도에 신용카드 사용액이 대략 63조였는데 2002년에는 약 622조를 넘었다고 합니다.

나라가 휘청일 정도로 큰 충격이었습니다.


젊음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가능성은 크지만, 세상을 보는 시야가 좁을 수 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를 덮친 위기를 보는 관점은 불난 집을 바라보는 정도였습니다.

발을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하지만 내 집으로 옮겨 붙을까 봐 조마조마합니다.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위기는 내 것이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그 당시에는.


지나고 보니 위기는 젊은 시절의 기회를 많이 앗아갑니다.

꿈을 이룬다가 아니라 생존이 우선입니다.


누군가가 떠내려가는 사이 누군가는 앞으로 전진합니다.

누군가가 앞서가는 사이 누군가는 뒤쳐집니다.


혹여 멈춘다면 생존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달려갑니다.

절뚝거리면서 따라갑니다.


어느덧 중년의 나이에 발 딛고 선 곳을 내려다봅니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걷고 있는 이 길이,

달리고 있는 이 길이 매끈한 아스팔트인지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인지 생각할 여력이 없었습니다.


운동화를 신고 있는지, 맨발인지, 발에 상처는 없는지 살펴봅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진정 내가 원하는 방향인지 생각해 봅니다.

손을 들어 눈부신 빛을 가리고 쭉 뻗어있는 먼 곳을 응시합니다.


살아있습니까?

청춘의 시기에 나라의 큰 위기를 두 눈으로 지켜봤습니다.

속절없이 무너지는 사람들을 봤습니다.


반면교사 삼아 혹여 지치더라도, 쓰러질 것 같아도 다시 일어나 묵묵히 달려온 오늘까지,


생존해 있습니까?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살아 있다는 건 기회가 있다는 말입니다.

생존을 위해 달려왔고 성공했습니다.


가야 할 길이 아직 남았습니다.


이제부터는 목적을 바꿔야 합니다.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이러다 쓰러지면 후회할 만한 일은 없는지 살펴봐야 할 때입니다.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합니다.


어제 쓰러져간 사람이 간절히 원한 오늘입니다.

못다 한 바람으로 후회하는 일 없도록 마음이 즐거운 일을 많이 만들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