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끓는 국에 맛 모른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급한 경우를 당하면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팔팔 끓는 국물 간 본다고 먹어봤자 뜨겁기만 할 뿐입니다.
'후후'불어서 찬찬히 식히고 맛을 봐야죠.
세상 물정 좀 안다 싶다가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매일 새롭게 터지는 사건 사고를 보며 놀랍니다.
예전에도 이런 사건이 많았는데 몰랐던 건지, 최근에 새로운 사건들이 우수수 생겨나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인터넷이 없었다면 몰랐을 일들을 더 빨리 더 쉽게 접하게 된 덕분인지, 원래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나이 들면 이런저런 일들에 놀랄 일이 많지 않으리라 막연히 상상했지만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여전히 놀라운 일들이 가득하고, 몰라서 지나치는 일들도 많습니다.
눈앞에 증거가 뻔히 보이는데 발뺌하는 사람들이 있고,
목소리 큰 사람들이 오히려 피해자가 되는가 하면,
선의가 오해받는 억울한 경우도 있습니다.
내 살기 바쁜 세상에 일희일비하다가는 생존하기도 벅찹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리지만 선한 행동으로 선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남보다 앞서 나가지는 못하지만,
남보다 목소리가 크진 않지만,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합니다.
먹고사니즘에 힘든 와중에도 옳음과 선함과 당연함을 추구합니다.
그게 바로 보편정서입니다.
팔팔 끓어 넘칠 지경인 국은 간 보기를 잠깐 미룹니다.
한소끔 식혀 넘침이 잦아들 즈음에 소금을 넣어야 할지 설탕을 넣어야 할지 판단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