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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화사한 봄을 기대합니다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봄이 오는 소리를 듣습니다.

나뭇가지에 움트는 파릇파릇한 새싹의 기운을 느낍니다.

햇살이 적당한 한낮의 공원을 천천히 걷습니다.

따스한 햇살 아래를 걸을 때 등짝이 뜨끈하게 올라오는 열기를 느낍니다.


금세 왔다 사라지는 계절이 봄입니다.


꽃이 피기 시작하면 그 화려함에 잠시 놀라다가 어느새 다 져버릴 겁니다.

그래서 봄 초입부터 미리 기다립니다.


세월은 빨리 가고 오늘, 지금 이 순간은 더디 갑니다.

중년은 빠름과 느림이 공존하는 시기입니다.

생생한 젊음이 시들어가는 시간이자 새로운 중년을 만들어가는 중첩의 시간.

그 안에서 열정과 활기를 찾아야 하는 숙제를 풀고 있습니다.


따스하다 못해 나른한 오후의 피곤이 젊음이 사라진 탓인 것 같고,

조금만 빨리 걸으면 숨차는 일조차 중년의 표식인 것 같아 두렵습니다.


어쩌면 중년은 마음의 젊음을 추구해야 하는 시기인지도 모릅니다.

꼰대가 되지 말자는 부정형을 향하지 말고, 새로운 젊음 공식을 써나가야 합니다.


잃어버린 순수의 시대를 되찾고 싶은 마음은 촌스런 사치입니다.

추억을 돌아보며 정체해 있지 말고,

나아갈 곳을 바라보며 설렐 수 있는 새로운 추억을 쌓아갑니다.

그 어느 때보다 화사한 봄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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