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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삶의 계획표를 세웁니다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세상을 깨우는 봄은 쉽사리 오지 않습니다.

세상을 쓸어내리는 거센 바람과 눈 섞인 비가 한참이나 내리고 난 후에야 옵니다.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입니다.


인간이 때가 되면 따박따박 배가 고파오듯 계절도 때 되면 언제 얼어붙었냐는 듯 생명이 기지개를 켭니다.

세계의 순환은 논리와 합리와 이성을 넘어 자연스럽습니다.


살아가는 것도 이처럼 자연스러웠으면 좋겠습니다.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쉬고 싶을 때 쉬는 순환의 원리를 따르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는 없을까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하는데,

어쩌다 보니 하기 싫은 일만으로 인생이 채워지는 듯한 기분입니다.


사계절이 있는 게 참 다행입니다.

계절이 바뀌는 순간에 새로운 다짐을 할 수 있으니까요.

'겨울은 너무 추웠으니까 어쩔 수 없었어.'

흘려보냅니다.


봄맞이 대청소를 하고, 새로운 독서 계획도 세우고, 운동 시간도 마련합니다.

살아간다는 건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를 끊임없이 조정하는 일입니다.


잠깐 한눈 파는 사이,

게으름병이 도진 탓인지 어느새 해야 하는 일만으로 시간을 가득 채웁니다.


추위가 가시는 사이, 삶의 쉼표를 꾹 누르고 계획표를 다시 짜봅니다.

먼저 독서와 글쓰기의 비중을 늘리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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