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는 것은 행복해야 할 권리입니다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시력과 안경 도수가 맞지 않으면 사물이 흐릿하게 보입니다.

장점은 사물에, 바닥에 얹힌 먼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보고 싶지 않을 것들이 안 보이니 당장은 마음이 편합니다.


눈에 맞는 안경을 쓰면 못 보고 지나쳤던 것들이 환하게 보입니다.

흔히 색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는 일을 어리석다 하지만 몸이 편할 때도 있습니다.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을 외면하고 지나칠 수 있으니까요.


안 보고 안 듣고 안 궁금한 일도 있습니다.

문제는 언제까지나 그렇게 살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청춘이 중년이 되고 노년이 되는 시간의 흐름을 멈출 수 없습니다.

외면은 일시적으로는 몸과 마음에 위안을 주지만, 알고 있습니다.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는 사실을 말이죠.


기후변화가 아무리 심해도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없고, 언 땅이 녹아 식물이 자라고 꽃이 피는 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자연은, 세상의 흐름은 기어코 새싹을 키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때에 맞게 취직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고 늙어가는 과정을 딱 맞춘 사람이 있고, 뒤늦게 따라가는 사람이 있고, 때를 놓친 사람도 있습니다.


각자의 인생길은 달라도 그 최종점은 같습니다.


주어진 운명이 있는 것인지 순전히 본인의 자유의지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선택을 했고 그 선택에 맞춰 삶을 살아냅니다.


옳고 그름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음과 다름이 있을 뿐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나의 선택길을 따라 살아가는 현재를 똑바로 바라보는 일입니다.


고된 일상의 헛헛함에 움츠려 들어도, 돌아본 지난 궤적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오늘 주어진 하루를 귀히 여겨야 한다는 사실이죠.


아름다운 봄날, 나른한 햇살과 느긋한 여유를 맘껏 즐깁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즐거워해야 할, 행복해야 할 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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