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시계는 인생을 다시 세팅하기 위해 흐릅니다
중년인간 이야기
한두 시간 컴퓨터 모니터나 스마트폰 화면을, 책을 집중해서 보면 눈이 뻑뻑해집니다.
안구건조증이랍니다.
나이 들면 다 그런 줄 아는데 요즘은 나이와는 상관없다네요.
시릴 만큼 청명한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눈이 건조해 뻑뻑해서 시려진 건지 하늘이 너무 파래서 시린 건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카락이 듬성듬성한 정수리가 뜨겁습니다.
화가 나면 열이 나는데 머리끝으로 가나 봅니다.
만화를 보면 열받을 때 머리꼭대기에 김이 나는 장면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다 경험치가 쌓인 나름 과학적(?) 결과물입니다.
둥둥 떠다니는 구름을 보며 저렇게 자유롭게, 바람을 따라 떠나고 싶습니다.
묶여 있는 몸이 아니라 자유롭고 싶습니다.
'돈이 원수지'싶어도 돈과 자유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시멜로우를 닮은 구름이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날아간 끝자락을 멍하니 올려다봅니다.
다시 돌아와 책상 앞에 앉습니다.
학창 시절 20대와 30대의 나를 상상해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상상한 대로 풀려나가진 않았지만 행복한 상상이었습니다.
40대로 넘어오기 전, 40대의 모습을 상상했을까요?
아닙니다.
30대의 끝자락에 머물러 만 나이까지 들먹이며 저항했습니다.
나이를 잊으며 발버둥 쳤습니다.
마치 그러면 중년의 시각이 다가오지 않을 것처럼.
받아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열이 나면 식혀야 하고 구름 가는 길 터줘야 합니다.
지금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50대, 60대 이후의 삶도 결정되니까요.
40대의 분기점을 넘을 때처럼 안 보면 아닌 것처럼 건너뛰지 않을 겁니다.
상상해 봅니다.
50대, 60대의 모습을요.
생각하기 싫다가 아니라 얼마나 멋진 사람이 될까 상상하는 겁니다.
40대가 싫었던 이유는 고정된 이미지를 떠올렸기 때문이죠.
50대, 60대를 좁은 시야에서 고정된 이미지를 만들지 말고 새로운 롤모델을 만드는 겁니다.
그래서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어쩌면 20대의 내가, 30대의 내가 일찍 시작했어야 했던 일인지도 모릅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늦은 거라 하죠.
하지만 40대를 인생 후반기의 시작점이라고 본다면 해볼 만합니다.
도전할 때의 싱그러움과 가슴떨림, 새로운 나를 향해 한발 한발 다가서는 느낌이 좋습니다.
뭉기적거리기도 하고, 체력소모를 아쉬워하기도 하고, 잘한 일일까 고민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되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살기에는 앞으로의 인생이 아깝습니다.
중년의 시계는 인생을 다시 세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오늘부터 앞으로 앞으로 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