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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규율과 습관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그것에 대해서 자주 그리고 계속해서 숙고하면 할수록 점점 더 새롭고 점점 더 큰 경탄과 외경으로 마음을 채우는 두 가지 것이 있다.


그것은 내 위에 별이 빛나는 하늘과 내 안의 도덕법칙"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 Immanuel Kant의 묘비명에 적힌 글입니다.

그의 역작《실천이성비판》의 마지막에 나오는 구절이기도 합니다.


평생을 살았던 쾨니히스베르크(지금은 러시아의 칼리닌그라드)는 프로이센 왕국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칸트는 철학사의 큰 흐름을 만들어낸 위대한 철학자입니다만 일상에 대한 에피소드도 꽤 흥미롭습니다.


'쾨니히스베르크의 시계'라고 불릴 정도로 정해진 시간에 산책합니다.

동네 사람들은 그가 산책하는 모습을 보고 고장 난 시계를 맞출 정도였다고 하죠.


또한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났는데요.

하인이 4시 55분에 방 안으로 들어와 큰 소리로 그를 깨웠고 일어날 때까지 기다렸다고 합니다.


한 번도 쾨니히스베르크 지역을 벗어난 적이 없이,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흐트러짐 없이 살았습니다.


지독한 자기 관리의 표본입니다.


대학 때부터 귀족집안의 가정교사를 하며 생활비를 벌어야 했습니다.

46세에 철학교수로 임용되기까지 대학에서 사강사로 일했습니다.


풍족하지 않은 삶이었기에 오히려 부유함에 대한 소망이 크지 않을까 싶지만 그는 달랐습니다.

삶 전체를 철학 연구에 바쳤습니다.


철학자가 남긴 위대한 철학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보다 자기 규율적인 일상을 철저하게 살아낸 삶의 방식이 더 위대해 보입니다.


일상의 자기 규율은 자유와 방종의 경계에서 항상 흔들립니다.

나중에, 오늘만, 이번주 만이라는 무한한 융통성을 발휘하다 보면 규율은 흐지부지 되고 맙니다.


칸트만큼 위대한 철학자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4월이 끝나가는 오늘 일상의 습관을 돌아보며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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