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의 맛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골치 아프게 머리 쓸 일이 없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손가락을 움직이고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습니다.


어려운 장애물을 맞닥뜨릴 때도 있지만 극복해내지 못할 만큼은 아닙니다.

쉴 때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큰 집중 없이 시간 때우기 딱 좋습니다.

한창 열 올리다가 지루하면 잠시 쉬어도 됩니다.

매일매일 하다 보면 자동적으로 업그레이드됩니다.


모바일 게임의 맛입니다.


선택의 폭이 넓고 보상이 확실하고 쉬고 싶을 때 쉽니다.

매번 주어지는 미션은 약간의 노력만 더하면 충분히 성취가능한 정도로 맞춰져 있습니다.


기다림이 필요할 때도, 손가락을 부지런히 놀려야 할 때도 있지만 주어진 미션을 완료했을 때의 느끼는 도파민 충전은 확실합니다.


현실에서 이런 일은 불가능할까요?

미션을 완료해도 '수고했어요'라는 당연한 소리(?)뿐입니다.

수고하지 않았는데 수고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했으니 한 마디 말로 퉁치는 게 당연한 일이 돼버리는 듯합니다.


유무형의 보상은 그 한마디로 끝나고 다음 미션은 줄기차게 기다립니다.


실제 현실에 아무런 실질적 도움을 주지 못하는 걸 알면서도 가상의 세계에 빠져드는 이유입니다.

호기심을 가지고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완벽한 조건입니다.


절대적이고 완벽한 사랑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듯이 내 맘에 쏙 드는 일도, 직장도 없습니다.

부족해도 한참은 부족한 삶의 조건을 인정합니다.


때 되면 적절한 보상을, 함박웃음이 날 만한 특별 이벤트를, 애쓰면 쓴 만큼 등급이 올라가는 세상은 현실이 아닙니다.


냉정한 현실 인식과 객관적인 자기 인식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오프라인의 현실 세계에서 보상과 즐거움은 절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현실을 살아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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