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중년의 시기를 사추기라고들 한다...
완연한 가을이 되어 나무에서 꽃이 진 자리에 맺은 열매 중 가장 빛깔 곱고 어여쁜 것을 더 잘 키우기 위해 나머지 열매를 버려야 하는 상실감과 어떤 열매를 남겨야 할지 몰라 혼란을 느끼는 시기가 사추기다."
(<<브랜드 없는 삶>> 중 p219~220, 고명한, 세이지)
하고 싶은 게 있다고 해서 모든 걸 다 도전해 볼 수 있는 청춘이 아닙니다.
무너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젊음이 아닙니다.
'뭘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라며 방황할 수 있는 여유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확실한 '내 것'이라고 남에게 선보일만한 뚜렷한 무언가를 완성해놓지도 못했습니다.
먹고살기 바빠 '꿈'이란 건 지나간 추억 속에 내팽개쳐버렸습니다.
중년을 맞아 지금껏 키워온 나의 나무에 무엇이 열매 맺었는지 확인해 보니 확실하게 손에 잡히는 결과물이 없습니다.
'다 그렇게 산다.'
다 그렇게 산다는 한마디를 믿고 살아왔는데 막상 살아보니 "다"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게 중에는 먹고살기 바쁜 와중에 꾸역꾸역 무언가를 해내는 이도 있습니다.
당시 중년이었던 사람들은 그들이 배운 대로 말했을 뿐이었습니다.
막상 내가 중년이 되자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의 배운 대로의 세상이 아닙니다.
다 그렇게 살아간 사람들이 있고, 다 그렇게 사는 와중에 그렇게 살지 않았던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생 2막을 성실히 준비한 사람들은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함으로써 새로운 길을 만들어냅니다.
내팽개쳐진 꿈을 다시 꺼내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반질반질하게 윤을 내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꾸준히 책을 읽어왔습니다.
독서 인구가 줄어드는 와중에 독서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하지만 읽는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다독가가 참 많습니다.
다 그렇게 사는 건 아닙니다.
각자 자신만의 방식대로 살아갈 뿐입니다.
'되겠어?'라고 부정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면 희소성이 있는 길입니다.
때론 세상의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는 사람이 꿈을 이룹니다.
중년은 인생 2막이라는 새로운 연극을 무대에 올려야 하는 시기입니다.
상실과 혼란의 사추기를 겪으며 새로운 인생을 꿈꿉니다.
꿈은 이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