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새벽의 고요한 시간, 밝아오는 창밖을 보며 커피 한 모금 들이킵니다.
어둑한 방안의 물건들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마음이 편안합니다.
언제까지 어스름한 새벽만 쳐다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
아쉬워하며 불을 켜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사실 고민이었습니다.
내 성격이 음침하고 어두운 습성일까?
어르신들이 전기요금 아끼느라 불 안 켜고 사는 것처럼 변해가는 건가 싶어 가슴이 덜컥했습니다.
문득 어린 시절이 떠오릅니다.
도란도란 말소리가 들러 잠을 깹니다.
바깥이 어스름하게 밝아오는 시간, 잠자리에 누운 채로 부모님이 대화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주로 집안 행사나 밖의 일을 얘기합니다.
간혹 어머님이 마뜩잖아할 때도 아버지는 큰 소리 내지 않고 설득합니다.
알아듣지 못할 일이 태반이지만 '부모님이 같이 집안일을 의논하시는구나!' 싶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하루가 시작되면 두 분은 각자 자기 일 하느라 바쁩니다.
낮이나 밤에는 큰 소리가 날 때도 많고 싸울(?) 때도 있지만 오직 새벽의 짧은 이 시간만큼은 조용히 얘기를 나눕니다.
아마도 그때의 평화로움이 좋아서 불을 켜기 싫어하는지도 모릅니다.
더 자랐을 땐 부모님의 지독한(?) 갱년기 때문에 괴로웠으니까요.
갱년기를 지나는 나이가 되니 잊고 있던 기억들이 툭 튀어나옵니다.
어스름한 새벽, 불 꺼진 방안의 고요를 좋아하는 이유를 찾았습니다.
아무리 어른이 되어도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그리 크게 벗어날 수 없나 봅니다.
성격도, 습성도 원래대로 돌아가는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