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선택이나 아니면 차선의 선택이라도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아포리아는 고대 그리스어로 '막다른 골목' 혹은 '풀기 어려운 문제'라는 뜻입니다.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자신을 '등에'에 비유합니다.

파리목에 속하는 흡혈성 곤충인데요.


"소크라테스가 캐묻는 질문에 답하다가 자기주장에서 모순을 발견한(아포리아)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무엇이 어떻게 잘못됐는지 스스로 물을 것이다.."

(《질문의 격》중 p36, 유선경, 앤의 서재)


소크라테스의 질문 폭탄을 방어하던 상대방은 마침내 아포리아에 다다랐습니다.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합니다.

이 지점이 바로 산고의 과정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산파가 되는 거죠.


예사로 생각했습니다만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질문에 대답하느라 에너지 소모가 큰 데다 자신이 진리라고 믿었던 것이 무너졌습니다.

소크라테스가 답을 가지고 있었다면 좀 나았겠지만 자신은 산파 역할이라며 답은 네가 찾으라고 합니다.


막다른 골목에 선 듯한 기분일 때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생각만으로도 열이 오르고 땀이 나서 도저히 못하겠다며 좌절하고 포기하는 일.

앞이 캄캄하지만 꾹 참고 하나씩 하나씩 문제를 풀어나가는 일.


전자는 멈춰 선 곳에서 더 이상 자기 성장 없이 세월만 흘려보냅니다.

미래의 언젠가 말하지 않을까요?

'해 볼만큼 해봤는데 안 됐어.'


차근차근 미약한 자신을 다독이며 끈기로 견뎌낸 사람은 소크라테스의 명성에는 못 미치더라도 훗날 크게 성장했을 겁니다.


막다른 길에 몰리지 않는 게 가장 좋은 삶이겠죠.


하지만 인생행로는 의도대로 가지 않을 때도 있으니까요.

누구나, 언제든지, 어떤 방식으로든 선택의 순간이 주어집니다.


최선의 선택이 좋지만 여건이 안 따르면 차선의 선택을 하면 됩니다.

최소한 최악이나 차악의 선택만은 피해 가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