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부터 청소하라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큰 마음먹고 책상을 끌어내고 구석구석에 쌓인 먼지를 닦아냅니다.

항상 눈에 보이는 곳, 자주 사용하는 곳만 청소하다가 갑자기 깔끔 떨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대청소를 합니다.


떨어진 포스트잇 조각과 볼펜 뚜껑과 어디에서 난 건지 도통 알 수 없는 노란 고무줄이 먼지에 뒤엉켜있습니다.

물기 넉넉한 걸레로 겹겹이 쌓인 먼지를 닦아내고 책상을 원래 위치로 옮기고 나니 마음이 후련합니다.


"이 일은 최악의 순간과 최고의 순간이 터널의 입구처럼 붙어 있다.

청소가 우리에게 부단히 일깨워주는 것은 성취의 감각이다.

청소는 뒤돌아볼 때 의미를 찾게 되는 일이다."

(<<어떤 동사의 멸종>> 중 p344, 한승태, 시대의 창)


한승태 작가의 노동 에세이집에 나온 구절입니다.

청소라는 행위를 이토록 절묘하게 표현한 문장이 있을까 싶습니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조던 피터슨은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청소하라"라고 했습니다.


변화하고 싶은데 무얼 해야 될지 모르겠다거나 하고 싶은 일이 떠오르지 않을 때 우선 방부터 치워보는 게 좋겠습니다.

방안의 쌓인 먼지를 덜어내는 동안 마음의 불안과 걱정도 닦아낼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