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를 정의하는 법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신뢰란 '부재'를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우리는 사랑일까>>중 p164, 알랭 드 보통 지음, 공경희 옮김, 은행나무)


어린아이는 엄마가 없으면 불안해하며 울음을 터뜨립니다.

바로 엄마가 나와서 꼭 껴안아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장난감으로 돌아갑니다.

그런 일이 몇 번 반복되고 나면 도중에 엄마가 없어져도 다시 돌아올 거라는 믿음이 생깁니다.

만약 기다렸는데 엄마가 제때 돌아오지 않는다면 무의식 속에 불안과 불신이 새겨집니다.


믿음을 가진 아이는 자라면서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지더라도 항상 그 자리에 엄마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부재'하는 이유가 누구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사실을 납득하게 됩니다.

엄마와 아이의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필요한 때, 내가 필요한 장소에 있기를 바라지만 그럴 수 없다는 이유로 불안하다면 신뢰가 없다는 말입니다.


부재의 이유를 합당하게 설명하고 수용하고 그럼에도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면 신뢰를 나눈 사이가 됩니다.


자신에 대한 신뢰는 어떨까요?

'자신부재'라는 말은 좀 이상하게 들리긴 합니다만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우리의 일상은 그 범위를 한참이나 벗어나 있습니다.


가면으로 진짜 얼굴을 감추고, 원치 않는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내고 나면 '진짜 나'를 향한 서글픔이 밀려옵니다.

'내가 부재한 채로 하루를 보낸 기분'

자신을 신뢰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