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한 가지 음식만 먹고 산다면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아무것도 없는 무인도에서 평생 한 가지 음식만 먹고 산다면?"


무엇을 고를까요? 치킨, 피자, 한우 꽃등심???

김동식 소설집 6<<하나의 인간, 인류의 하나>>에 나오는 질문입니다. 우스갯소리로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평생 한 가지만 먹으라면 이걸 먹을 거야라는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죠.


보통 '무인도'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인도에 간다면 꼭 가지고 가야 할 세 가지를 꼽으라는 문제를 떠올리는데요. 작가는 이 질문을 한 번 더 비틀어 '평생'과 '음식'이라는 전제를 덧붙입니다.


이 질문의 최대 약점은 '평생'입니다. 일주일이나 한 달이나 일 년이면 모르겠는데 삶이 끝나는 순간까지의 전 생애를 통틀어 한 가지라는 점이 우리의 발목을 잡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삶이 다채롭고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농담으로라도 섣불리 하나를 선택하기가 망설여집니다.


이십 대의 청춘은 밝음과 어둠이 공존하는 나이입니다. 성인 초입의 자유로움과 활력 넘치는 체력이 눈부십니다. 그 빛나는 만큼 어둠은 세상의 불합리하고 부당한 속살을 다 알아버렸다는 비관입니다. 하지만 젊음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나이에 이르면 그때의 깨달음이란 건 개미허리만큼이나 얄팍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한 인간의 가치관은, 신념은 세월을 따라 부단히 변합니다. 어디서,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삶의 길이 달라지기도 하고, 세상을 보는 시각도 뒤바뀔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변하고 변하는 와중에도 내면 깊이 뿌리 박힌 본연의 속성은 그대로 안고 살아갑니다. 게 중에는 그조차도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착하게 살면 손해 보고, 호구가 되고, 남의 발판이나 되고, 바보가 된다고 하죠. 오히려 착한 것이 타인을 나쁜 사람으로 만들기도 하죠. 어느새 '착하다'는 부정의 의미를 담는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착하다' 대신에 '선하다'라는 말을 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평생직장, 평생 인연, 평생 부부라는 말이 귀한 시대입니다. 그리고 평생의 사랑이나 신념이라는 말도 촌스러운 의미가 되었습니다. 평생 한 가지만은 지키고 살아가고 싶다면 무엇을 꼽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