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불의 발견이 그 좋은 예이다. 애초에는 화재가 닥치는 대로 발생했다..
이때 생성되는 에너지도 별 목적 없이 분산되었다. 불을 통제하는 법을 배워나감에 따라, 사람들은 이처럼 분산되고 마는 소진 에너지를 이용하여 동굴을 난방하고 음식을 요리하게 되었으며, 마침내는 쇠붙이를 제련하여 물건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flow>> 중 p366,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지음, 최인수 옮김, 한울림)
원시 시대를 상상해 봅니다. 화산 폭발이든 번개든 자연발화든 간에 여기저기서 화재가 일어납니다. 원시 인간은 처음에는 불을 위험한 것으로, 초현실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였을 겁니다. 도망가기 바빴을 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불을 다루는 능력을 알게 됩니다. 생활에 불이 들어오자 삶은 혁신적으로 변화합니다.
불은 에너지입니다. 불을 다루지 못했을 때에는 재앙이었지만 에너지로 활용하면서 삶의 질이 한 단계 더 높아졌습니다. 에너지는 우리가 음식을 섭취해서 만들어내는 물리적 에너지도 있지만 심리적, 정신적 에너지도 있습니다. 우리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심리적 에너지가 얼마나 남았을까요? 다 소진하지는 않았기를 바랍니다. 아직 하루가 다 끝나버린 건 아니니까요.
불이 인간의 삶을 바꾸었듯이 심리적 에너지는 삶의 고난과 역경을 지탱하는 유일한 동력입니다. 불안한 오늘의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자아가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유일한 동아줄입니다.
혹시 거의 다 소진되었다면 스마트폰 급속충전처럼 빠르게 채울 수 있는 방편이 하나쯤은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내일을 다시 준비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