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다르고 어 다르다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어릴 때는 밥을 다 차리고 나서 '빨리 밥 먹어'라고 말하는 이유를 잘못 알았습니다. 누구 하나 늦게 먹으면 설거지 할 시간이 늘어나니 같이 먹으라고 하는 줄 알았습니다. 나중에야 음식이 다 식으면 맛이 없으니 따듯할 때 먹으라는 말인 줄 알았습니다.


사람 말이 '아'다르고 '어'다르다지만 같은 상황이라도 어떻게 전하는 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냥 '빨리 먹어'라고 말하는 것과 '식으면 맛없어'라고 말하는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은 천차만별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뭔가 안 맞는다 싶으면 일단 목소리부터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같이 목소리를 키우는 사람이 있고 일단 설명부터 먼저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단순히 유전적인 성격차이일까 싶지만 후천적인 노력으로 바꾼 사람도 있습니다. 상대방 목소리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설명모드로 들어가 불만스러운 핵심을 콕 짚어줍니다. 그 과정이 아주 자연스럽고 매끄러워서 저도 모르게 귀를 쫑긋 세웁니다.


'전문가'라는 말이 자동으로 떠오릅니다. 한 분야에 꾸준히 오랫동안 우물을 파온 사람은 전문 기술뿐만 아니라 말하는 기술도 느는가 봅니다.


보통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말을 잘하는 건 아니라고 하죠. '글도 잘 쓰면서 말도 잘하면 참 좋을 텐데 두 기능이 같이 가기가 힘든 거구나' 싶었습니다만 꾸준히 글과 말이라는 우물을 파다 보면 가능한 날이 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