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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하는 프니 Nov 25. 2024

나를 위한 글쓰기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초조하게 수신함을 열어 이메일들을 훑어보았다. 별게 없었다.

나는 두 시간 만에 이메일을 전부 확인했다.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고 나의 부재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도둑맞은 집중력>> 중 p155, 요한 하리 지음, 김하현 옮김, 어크로스)


저널리스트 요한 하리는 아이폰과 맥북을 친구에게 맡기고 섬으로 떠납니다.


온라인 연결을 끊은 지 10주째,

우연히 곁에 놓인 친구의 노트북에 접속합니다.

이메일을 확인했지만 '별개 없었'다는 사실에 상처받습니다


누군가의 문자, 카톡, 메일, PUSH 알림까지 즉시 확인하느라 바쁩니다.

잠깐의 틈새에도 가만있지 못하고 끊임없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봅니다.

솔직히 당장 확인해야 할 만큼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하루 얼마동스마트폰 없이 참을 수 있을까요?

업무 외 온라인에 접속하지 않은 채 보낼 수 있는 한계는 몇 시간일까요?


SNS에 사진과 글을 올리고 하트나 공감, 좋아요를 받는다면 기쁩니다.

그 기쁨이 열정을 부르고 필요한 사람이라는 욕구를 채워줍니다.


때론 얼마 동안 업로드가 없을 때도 있습니다.

멈춘다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만둔다고 누구 하나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사람들이 끊임없이 유입되고 무언가를 공유할 테니까요.


왜 글을 쓸까요?

칭찬받기 위해서?

칭찬받으면 기쁩니다.


기쁘기 위해서 글 쓰는 걸까요?

그럼 다른 기쁜 일이 생기면, 혹은 더 이상 글 쓰는 게 기쁘지 않다면 그만두게 될까요?


의무도 아닌 글쓰기를 꾸준히 하는 이유는 단순히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글을 쓰는 이유는 나 자신을 위해서입니다.

스스로를 인정해 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부재에 세상이 아무렇지 않다 해서 상처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나 자신을 인정해야 남의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쇼펜하우어는 "욕망의 최대 만족은 권태이고 욕망의 최대 결핍은 고통이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욕망 충족을 타인에게 기대한다면 고통의 굴레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스스로의 내면을 충족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오늘의 글쓰기, 스스로에게 부여한 숙제를 완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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