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주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by 생각하는 프니

이른 벚꽃나무는 벌써 꽃잎을 떨구고 잎을 틔우기 시작합니다. 연초록 잎사귀가 늘어갈수록 왠지 아쉽고 아깝습니다. 바람을 타고 허공을 가르는 벚꽃 잎을 바라보며 이렇게 한 철이 가는구나!라는 감상에 젖어듭니다. 아직 만발한 꽃이 한가득 남았는데 벌써 지는 순간을 걱정합니다.

가지가 길 위로 휘어질 정도로 만발한 꽃을 더 즐기지 못하는 성격을 탓합니다.

'이 꽃이 다 지고 나서 다시 일 년을 기다려야 하는구나!'


지금까지 한 번도 지는 꽃을 아쉬워해 본 적이 없습니다. 봄이 되면 으레 벚꽃이 필 것이고 올해 못 보면 내년에 보면 되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크게 아쉽지 않았습니다. 매년 피는 꽃인데 올해 한 번 못 본다고 큰 일어나는 것도 아닌데 웬 호들갑이냐고 생각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보낸 오늘이라는 시간은 어제 스러져간 한 사람이 간절히 원한 내일이라는 글을 읽어도 그냥 머릿속으로만 이해했을 따름입니다.

나이 든 탓일까요?


"예쁘다" 한마디로 지나치던 민들레와 개나리와 유채꽃, 동백꽃, 진달래꽃, 철쭉꽃 봉오리를 한참이나 보고 또 보고 나서야 돌아서옵니다.

봄이 되면 당연히 피는 꽃이지만 내가 그 꽃을 즐길 수 있느냐 없느냐는 순전히 나의 선택입니다. 그저 주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즐길 수 있을 때 즐겨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