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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하는 프니 Dec 27. 2024

이왕 생길 거면 웃는 주름을 만들고 싶습니다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직장에선 티를 내지 않습니다.


두통이 와도 머리 아픈 티를 내지 않고, 

주식이 떨어져도 가슴 아픈 티를 내지 않습니다.


집안에 아픈 사람 있어도 걱정하는 티 내지 고,

승진이 떨어져도 아쉬운 티 내지 않습니다.


집에 급한 돈 필요해도 초조한 티 내지 않고, 

다음 월급까지 버틸 돈 없어도 가난한 티 내지 않습니다.


여기서 ''라는 말은 '어떤 태도나 기색'이란 뜻입니다.

또 다른 뜻은 '조그마한 흠'이란 뜻도 있습니다.

옥의 티라는 말이 후자의 뜻입니다.


대중교통을 타면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지 않습니다.

시비를 원천차단 할 수 있는 방법이며 서로를 위한 최선의 배려입니다.


공통적으로 지루하거나 잠 오거나 아무렇지 않은 표정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걱정 하나 없이 살진 않죠.


표정 없는 사람도 아는 사람을 만나면 금세 얼굴이 펴집니다.

원래 저런 표정이구나! 놀랄 만치 인상이 확 달라집니다.

그러다 혼자 있으면 또 무표정으로 바뀝니다.


때론 궁금합니다.

진짜 표정이 어떤 얼굴인지.

혼자 있을 때, 대중교통을 탈 때, 아는 지인을 만날 때, 친한 친구를 만날 때, 가족과 함께 있을 때.


어느 얼굴이 자신의 진짜 얼굴일까요?


나이 들어 온화한 표정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평생 고통이나 고생을 비켜간 인생을 산 것처럼 주름조차 웃상으로 패인 어르신을 봅니다.

서너 번 말 섞다 보면 고생 고생 생고생 다 거쳤답니다.

그럼에도 어떻게 웃는 주름을 만들 수 있었을까 굉장히 궁금합니다.


얼굴에 주름이 고정적으로 파이기 시작하는 중년엔 주름이 없으면 참 좋겠다 싶습니다. 

물론 그럴 수 없다는 걸 압니다.

해서 이왕 생길 거면 웃는 주름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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