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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하는 프니 Jan 05. 2025

사치스러운 서재를 꿈꿉니다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피로사회>>로 유명한 한병철 교수의 최신작 <<생각의 음조>>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유겐트 양식으로 만들어진 책상이 하나 있습니다.

책상 아래에는 얇은 녹색 카펫을 하나 깔아 두었는데, 저는 그걸 '글쓰기 초원'이라는 아주 멋진 표현으로 부릅니다.


저는 항상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며 그 초원을 거닙니다."

(<<생각의 음조>>중 p22, 한병철지음, 최지수 옮김, 디플롯)


독서가의 꿈은 커다란 자신만의 서재를 만드는 것입니다.

벽을 책으로 가득 채운 책장과 멋들어진 책상과 편안하고 푹신한 의자, 햇살이 비치는 밝은 채광이 가득한 공간을 꿈꿉니다.


바닥에 카펫을 놓는 일은 생각지 못했습니다.

왠지 멋있어 보입니다.

한 가지 저자는 서재를 꽃으로 가득 채운다고 했습니다.


화사한 꽃으로 장식한 서재, 책이 그득한 책장, 깔끔하면서도 심플한 책상과 편안한 의자, 사색하며 거닐 수 있는 초록빛 카펫의 정경이 절로 떠오릅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다 갖추지 앓아도 사색할 수 있습니다.

방구석 침대 위에서도, 바람 덜 부는 겨울 한낮의 공원길 산책에서도, 낡은 갈색 나무 책상 위에서도 충분히 사고의 항해를 할 수 있습니다.


철학자의 책을 읽으며 그의 사상을 따라가야 할 텐데요.

그 곁가지에 머무는 좁은 소견을 책망하면서도 상상의 서재가 쉽사리 떨쳐지지가 않습니다.


사치스러운 소망을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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