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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재 박종익 Dec 16. 2024

척추마취

냉이꽃 당신2

척추마취

                                    우재(愚齋) 박종익


아무리 만져봐도

거시기는 분명 내 것이 아닙니다

낯선 놈이 떡하니 들어와

제 몸 인양 그림자까지 주인 행세합니다

아무리 꼬집어 봐도 내 것은 잡히지 않고

누가 물어보지도 않고

쓸모없는 껍질만 내게 입혀주고 갔을까요

나를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합니다

가만히 거시기를 만져봅니다

이리 땅겨보고 저리 주물러 보고

이러다 정말 이상한 성추행범이 되고야 말겠습니다

발가락은 꼼지락거리는데

거시기는 누구 것인지 도대체 모르겠네요

흰옷 입은 아가씨가 다가옵니다

난감합니다

물어 볼 수도 안 물어볼 수도

세상 참 요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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